임애지, 여자 54kg급 없어 체급 올려 출전해 오연지에 4전패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국가대표 맏언니 오연지(34·울산광역시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첫 동메달을 딴 임애지(25·화순군청)를 꺾고 대회 12연패에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오연지는 15일 경남 김해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전 복싱 여자 일반부 라이트급(60㎏급) 준결승에서 임애지에게 5-0(29-28 30-27 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2019년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오연지. [사진=뉴스핌DB] |
54㎏급인 임애지는 전국체전에서 자기 체급 경기가 열리지 않아 매번 60㎏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했다. 이날까지 오연지와 네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이 때문에 한 번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하지만 임애지는 경기 후 기자단 인터뷰에서 "언니와 같은 시대에 운동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는 언니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애지는 "언니는 전국체전 11연패 중이지만 남들보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그런 모습을 따라 하게 되고, 경각심을 갖기도 한다"며 "내가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언니의 덕이 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임애지가 8월 2일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8.02 zangpabo@newspim.com |
오연지는 "애지가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최초 메달리스트가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내가 하지 못한 걸 애지가 해준 것 같아서 고맙고 기특하다. 나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제 전국체전에서 둘의 맞대결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임애지가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국내 대회에서 여자부 체급을 세분화해달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대한복싱협회가 내년부터 여자부를 다섯 체급 이상으로 나눠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연지는 16일 결승에서 김세현(인천복싱스포츠클럽)-진혜정(충주시청) 승자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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