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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공정성, 창의성, 진정성 돋보여

기사입력 : 2024년09월24일 12:50

최종수정 : 2024년09월24일 13:33

'흑수저' 요리사와 스타 쉐프인 '백수저'의 대결 흥미진진
최종 우승자에 대한 궁금증보다 과정이 흥미로운 예능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정갈하게 차려진 퓨전 요리상을 연상케 했다. 넷플릭스가 선보였던 '피지컬:100'이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가진 최강자를 뽑는 게임이었다면 '흑백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막대한 물량공세다. 무려 1,000평의 메인 키친에서 1라운드에서만 100개가 넘는 요리가 탄생하고, 총 254개의 요리를 선보인다. 흑과 백으로 나뉘어진 대형 세트장에서 펼쳐지는 녹다운 게임은 마치 사각의 링에서 펼쳐지는 권투중계를 보는 것 같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이 주목받는 이유는 출연자와 심사위원이 보여준 진정성이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4.09.24 oks34@newspim.com

'흑백요리사'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잘 만들어진 예능 서바이벌로 평가받을 만했다. 우선 공정성이다.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요리 계급 전쟁의 대결에서 차별은 없었다. 80명의 '흑수저' 중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인이자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 셰프 안성재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20명이 살아남는다.

이들과 백수저의 대결은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로 우열을 가린다. 한 마디로 계급장 떼고 링 위에서 싸우는 격이다, 중식 그랜드 마스터 여경래를 시작으로 현재 미슐랭 1스타 오너 셰프 김도윤과 조셉 리저우드, 하이브리드 스타 셰프 오세득, '마스터 셰프 코리아1' 준우승자 박준우, '마스터 셰프 코리아2' 우승자 최강록, 대한민국 최초 여성 중식 스타 셰프 정지선, 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 최현석, '2010 아이언 셰프' 우승자 에드워드 리 등이 백수저로 참여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흑수저와 백수저의 대결로 눈길을 끌고 있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4.09.24 oks34@newspim.com

두 번째는 창의력이다. 치열한 요리전쟁에 참여한 셰프들은 '백수저'는 '백수저' 대로 '흑수저'는 '흑수저'대로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요리를 만드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어머니가 차려준 듯한 백반집, 트렌디한 술집, 탄탄한 구력의 중국집, 미래의 꿈나무들의 밥을 책임지는 급식실까지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스타 '백수저' 셰프들에게 패기 넘치는 도전장을 내민다. 숨은 고수 '흑수저' 셰프들의 창의성 넘치는 음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백수저' 셰프들도 그들의 명성이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이 높이 살만한 대목은 진정성이다. 어찌보면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출연자들은 시종일관 자신이 만드는 요리를 위해 진심을 다한다. 요리는 결코 기교만 가지고 만드는 것이아닌 진심을 담아 만드는 것임을 보여준다. 백수저 이영숙('한식대첩' 우승자)과 맞붙은 흑수저 '장사천재 조사장'은 우둔살이라는 재료로 한 판 대결을 벌인다. 두 사람이 우둔살을 재료로 만든 상차림은 대조적이었다. 이영숙의 메뉴는 단촐한 단일메뉴였지만 조사장의 메뉴는 푸짐한 한 상 차림이었다. 결과는 이영숙 음식장인의 승리였다. 조사장은 '덜어냄의 미학'을 배웠다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백종원과 안성재 역시 진정성을 가지고 심사에 임했기에 출연자도 시청자도 큰 불만이 있을 수 없었다. 앞으로 12회 분량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누가 우승하느냐에 대한 궁금증보다 그 과정이 즐거운 예능이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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