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 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관련업게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고객 분산과 경쟁 심화 등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전략적 제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가 2027년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당장 '턴키(Turnkey) 전략'을 가속화하고 고객 유치를 강화할 전망이다.
◆ 인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3년 만에 분사 결정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와 유럽·아시아 공장 건설 중단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선언 후 2년간 250억 달러(약 33조 원)를 투자했지만 올해 상반기 누적 적자 53억 달러(약 7조2800억 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성과가 미진하자 결국 분사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파운드리 분사를 통해 외부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인텔 파운드리를 자회사로 두면 독립적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각 사업의 재무구조 최적화로 성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고 주주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파운드리 시장 재편…경쟁 심화, 글로벌 고객 분산 위험
인텔의 파운드리 분사는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간 7nm 이하 첨단 공정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되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접지 않고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글로벌 반도체 설계 회사들이 삼성전자나 TSMC 대신 인텔 파운드리로 발주처를 분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인텔이 파운드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AMD, 엔비디아, 퀄컴 등의 기업들이 인텔 파운드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삼성전자의 고객군 일부가 인텔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텔은 미국의 든든한 후원도 받고 있다. 애리조나 공장 건설 지원금 명목으로 미 정부로부터 총 200억 달러(약 26조6400억원)를 받기로 했다. 또 분사 결정을 발표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30억달러를 추가로 지원받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 삼성전자, 턴키 서비스로 고객 유치 강화 전망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턴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등 AI 반도체를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원스톱 AI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고성능, 저전력 AI 솔루션을 완전히 통합해 제공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 하나뿐이며, 삼성 파운드리의 확실한 경쟁력"이라며 "최대한 효율적이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분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때, 삼성전자는 턴키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통합적이고 강력한 생태계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효율성 증대, 공정 간의 병목 해소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턴키 서비스는 고객 유치 및 유지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