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신간] 혼불문학상 수상작가 이광재 장편 '왜란'

기사입력 : 2024년09월19일 12:25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12:25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던 작가 이광재가 장편 역사소설 '왜란'(목선재)을 내놨다. 작가는 일본의 침략으로만 좁혀졌던 임진왜란이 조선과 일본, 명나라가 뒤엉킨 국제전이었다는 인식에서 소설을 전개해 나간다. 명나라의 멸망과 청나라 건국의 계기가 된 사르후 전투를 살피면서 조선이 관여된 동북아 국제대전의 본질을 따라간다. 작가의 이런 역사 인식은 당대에 우리가 처한 상황을 관통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장편소설 '왜란' 표지. [사진 = 목선재 제공] 024.09.19 oks34@newspim.com

소설은 함평 이씨 가문의 이유(李瑜)를 중심으로 임진년에 일어난 왜란을 다룬다. 고조부가 계유정란을 계기로 낙향한 이래 함평 이씨 가문에게 있어 권력은 환멸의 대상이었다. 조부가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은거한 일이며 양부 억영이 사마시에 합격하고도 잠적한 일이 모두 증거였다. 이유를 비롯해 형제들이 출사의 뜻을 접고 향촌에 박힌 연유도 그런 가풍 때문이었다.

이유의 부인 부안 김씨가 시집올 때 데려온 몸종이 아이를 낳았는데 이름이 거북손이었다. 눈치가 빠르고 영민한데다 몸놀림이 비범해 이유는 거북손이를 늘 곁에 두었다. 거북손이가 개암사 스님 월곡에게서 일 년 남짓 검술을 배우게 된 것도 이유의 배려 덕분이었다. 거북손이는 무시할 수 없는 검술솜씨로 무사로 거듭난다.

왜군이 부산포에 상륙하여 전라도 쪽으로 군세를 몰아갈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유는 조운선을 마련해 쌀을 싣고 의주로 파천한 임금을 향해 떠난다. 어느 날 이유는 거북손이를 불러 노비문서를 직접 태우게 하고, 홍걸이라는 이름을 내린다. 노비가 아니라 아들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었다. 이유의 이런 행동은 마치 자신의 운명을 아는 듯한 모습이었다.

마침내 이유와 의병들은 호치에서 왜군에 맞설 준비를 서두른다. 호치에서 의병들은 대부분 절멸하고, 이유와 일행은 개암사 쪽으로 피신하는데 초입에서 왜군들과 맞닥뜨린다. 그곳에서 거북손이는 부상을 당하고 이유는 옆구리가 왜병의 창에 찔려 절명한다. 이후 거북손이, 아니 이홍걸은 사르후 전투에 조선군인으로 참전한다.

그렇다면 왜 지금 다시 왜란을 말하는가. 작가의 시선은 분명하다. 3개국 이상의 전쟁이 멈추지 않았던 이 땅. 그때와 형태는 다르지만 여전히 전쟁 중이라는 것이 답이다. 국제전쟁에서 항상 앞장 선 것은 일본이지 않던가. 임진년, 정유년의 전쟁을 넘어 합방에서 해방에 이르기까지, 양국 관계의 역사를 통틀어 일본은 단 한 번도 우리를 존중한 적이 없었다. 반성과 사과를 한 적도 없다. 그런데도 이 땅에선 친일행각의 인사들이 오히려 활개를 치고 있으니 일본은 내심 기뻐하며 그들의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래서 왜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당당하고 강건한 문체를 통해 이유 장군을 비롯한 함평 이씨들의 성품을 마주하게 된다. 무뚝뚝하게 보이면서도 노비문서를 태우게 하는 뜨거운 배려심과, 권력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기꺼이 죽음과 맞서는 시대정신도 만나게 된다. 작가가 말하듯이 전쟁이 벌어지면 비로소 백성이 나타난다는 사실. 그 절절함이 가득한 작품이다.

지은이 이광재는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를 썼고, 장편소설 '나라 없는 나라'로 2015년 제5회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수요일에 하자', 단편집 '늑대가 송곳니를 꽂을 때'가 있다. 값 1만6천원.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