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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가면 MET 장식한 '이불의 작품' 보고오세요…제네시스 프로젝트

기사입력 : 2024년09월18일 14:08

최종수정 : 2024년09월19일 07:16

100년 비워오던 파사드에 5년전부터 작품설치
메트가 한국 작가에게 작품 의뢰한 건 최초
제네시스 후원하는 프로젝트,내년5월까지 전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미국 뉴욕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찾아야 할 곳이 한 곳 늘었다. 바로 미국 최대의 뮤지엄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MET)이다. 뉴욕 메트는 미술관 파사드(전면부)의 거대한 기둥 사이에 한국 미술가 이불(Lee Bul·60)의 조각 넉 점을 설치하고, 지난 12일(현지시각) 작품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욕 최대의 뮤지엄인 메트(The MET) 정면에 세워진 작가 이불의 조각 'Long Tail Halo:CTCS#1", 2024. Stainless steel, ethylene-vinyl acetate, carbon fiber, paint and polyurethane. Courtesy the artist. Image credi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Photo: Eugenia Burnett Tinsley. 제네시스가 후원한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의 첫 작가로 지목된 이불의 신작 조형물 중 한 점이다. 2024.09.18 art29@newspim.com

맨하탄 중심가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유명 건축가인 리처드 모리스 헌트가 1902년에 완성했다. 헌트는 거대한 기둥 사이에 오목하게 파인 공간(니치)을 만들고, 그리스·이집트·르네상스· 근대를 대표하는 넉 점의 조각을 넣고자 했다. 그러나 이를 완성하지 못한 채 파사드는 100년 넘게 빈 공간으로 이어져왔다.

메트는 오랜기간 비어 있던 파사드(Facade)를 2019년부터 새로운 조각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현대미술가에게 의뢰해 매년 그들의 조형물을 정면에 세웠던 것. 일명 '파사드 커미션 프로젝트'다. 바로 그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이번에 한국 작가 이불이 선정된 것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욕 메트 정면 네 곳에 설치된 이불의 조각. [사진=메트] 2024.09.18 art29@newspim.com

이불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The Genesis Facade Commission)'이다. 메트는 2019년부터 '파사드 커미션'을 시작해 완게치 무투, 캐럴 보브, 휴 로크, 나이리 바그라미안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한국의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메트와 5년 후원협약을 체결해 금년부터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란 이름으로 진행하게 됐다. 그 첫 주인공으로 이불 작가가 낙점된 것이다.

한국 미술가로는 처음으로 메트의 커미션 웍 제안을 받은 이불은 "수많은 대중에게 공개되는 공공미술인 점을 고려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품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다양한 변주를 주려 했다"고 밝혔다. 출품작의 타이틀인 '롱 테일 헤일로'(Long Tail Halo)에 대해서는 "시간, 물질, 정신과 관련한 단어들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 단어가 만나 어떤 작용을 하는지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트는 이불의 파사드 작품을 공개하며 같은 날 '작가와의 대화'도 개최했다. 메트 강당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는 1000여 명의 관객이 참가했는데 이불은 "메트에서 파사드 프로젝트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말 하고 싶었는데 작년에 마침 제안이 왔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예스(Yes)'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장소의 특성, 건축양식, 메트라는 미술관의 아이덴티티, 대중이 어떻게 이 작품을 만나게 될지 등을 생각하며 메트를 여러차례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뉴욕 메트 우측 파사드에 설치된 이불의 조각 'Long Tail Halo'. [사진=메트] 2024.09.18 art29@newspim.com

메트 파사드에 작가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니케'(승리의 여신)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에서부터 자신이 오랫동안 길러온 반려견(진돗개)에게서 영감을 얻은 작품 등을 선보이면서 이들을 '가디언'이라 칭했다. 작가는 "예전부터 이런 건물에는 수문장 내지는 수호자를 연상시키는 조각을 세워놓지 않았나. 나는 그런 조각품에 여러 시대, 여러 층위의 해석을 입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또 메트의 방대한 컬렉션을 둘러보면서 감상한 작품들이 어떻게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20세기초 이탈리아 미래파 움베르토 보치오니의 작품과 프랑스 출신의 미국 여성작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특히 부르주아의 그림에 끌렸다면서 "내게는 여러 명의 어머니가 있는데, 부르주아도 내 어머니"라고 고백했다. 이어 "새롭게 작품을 설치한다 해도 그 것이 마치 이 곳 메트에 오래도록 있었던 것처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 이불. 이번에 뉴욕 메트의 얼굴인 파사드에 대형 조각 4점을 선보였다. [사진=호암 재단] 2024.09.18 art29@newspim.com

작가는 작품들이 미술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어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며 "원하든 원치않든 사람들이 작품을 보게 되는 만큼, 낮밤이 바뀌고 날씨가 달라질 때마다 작품을 바라보는 느낌이 다르길 원했다"고 강조했다.

맥스 홀라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관장은 "이불의 조각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현시대의 유동성과 불안감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과거로부터 끌어낸 강력하고 혼합적인 형태를 통해 인간 조건의 복잡성을 탐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작가 이불은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뒤 가부장적 사회에서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억압과 성 상품화에 저항하는 과감한 퍼포먼스(행위예술)를 시작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다양한 조각, 회화, 영상, 설치미술을 선보여왔다. 또 유토피아를 향한 인간의 끝없는 열망과 과학기술 발전의 명암 등의 주제를 일관되게 천착해왔고, 현인류와 미래인류를 넘나들며 가상의 사이보그를 창안하기도 했다. 이불의 '사이보그' 연작은 메트에 2점이 소장돼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불의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프로젝트를 알리는 메트의 홈페이지. [사진=메트 웹사이트] 2024.09.18 art29@newspim.com

30대 초반이었던 지난 1997년에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날 생선들을 화려한 스팽글로 장식해 '장엄한 광채'라는 설치미술을 설치해 큰 화제를 모았다. 생선이 부패하는 냄새까지 작업의 일환으로 삼았으나 악취가 진동하자 미술관은 작품을 철거해야 했다.

1999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의 본전시와 한국관 대표작가로 동시 출품했고,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 파리 까르띠에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도쿄 모리미술관, 런던 헤이워드갤러리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6년에는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았다. 메트에 설치된 이불의 작품은 내년 5월 27일까지 약 8개월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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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 '개미' 순찰·배달 시작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양천구 소재 공원에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를 도입해 수거·순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이번 양천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넓은 적재 공간과 개방형 구조로 다양한 작업이 용이하게 설계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공원 내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 및 안전순찰을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 사업 중 첨단기술이 적용된 혁신제품· 서비스를 시정현장에 활용 및 실증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서울'에 선정돼 양천구와 함께 2024년 실증을 진행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스마트로봇존'을 통하여 본격 기술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양천구 내 '양천', '파리', '오목' 총 3개소의 공원에서 각 8대씩 최종 24대의 '개미'를 운용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도착 후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종이, 캔 등의 수거함이 구별된 '개미'들은 재활용품 수거 이후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한 수거함이 가득 차면 '개미'는 스스로 집하장으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비운다. 이외에도 '개미'는 야간 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지정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화재, 도난 등 긴급 사고 발생 시 즉시 감지하고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개미'의 자동화된 수거·순찰 로봇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도심공원의 환경 미화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된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개미'는 공원 인근 중소상공인과 협의를 거쳐 공원 내부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수행하며 공원 내 편의성 더욱 높일 예정이다. 추가로 도입될 배달 서비스까지 포함하여 2025년까지 총 24대로 확장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1호를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도심지, 캠퍼스, 공원, 아파트, 병원, 호텔, 캠핑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실증을 거듭하며 쌓은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자율주행로봇 양산 납품과 배송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력 효율화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로보티즈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보티즈] ssup825@newspim.com 2024-09-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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