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 실효성 확보가 관건

기사입력 : 2024년08월31일 18:15

최종수정 : 2024년08월31일 18:15

하정석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제22대 국회는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회를 앞두고 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최상위 법률인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지방시대위원회는 매년 정기회 전까지 전년도 '지방시대 종합계획에 관한 연차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의 추진 현황과 성과에 대한 한 해의 '성적표'를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점검하여, 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 그 첫해의 성적표 공개가 목전에 와 있다.

지난해 7월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의 큰 전환기였다. 2003년 참여 정부에서 설치한 이후, 그 간판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도 각각 존립해온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방시대위원회'로 통합된 것이다. 이는 단순 조직의 통합을 넘어 새로운 전략과 정책 대안 제시로 이어졌고, 효과적 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 변화도 함께 이루어졌다. 그 변화 중 가장 핵심은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통합되어 '지방시대 종합계획'으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위한 5년의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이 수립되어 2023년 11월 발표되었다.

하정석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대통령 지역 공약을 구체화한 '지역 정책 과제'를 계획에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부처별로 각각 맡아온 지역 현안 과제 추진을 국가 계획에 전면적으로 반영한 최초의 사례다. 또한, 초광역권을 자율적으로 설정한 지방정부가 수립한 초광역권 발전 계획을 최초로 반영하여 수립하였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가진다. 종합계획의 특징은 각 지방정부가 수립한 시·도 지방시대 계획의 비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울특별시에서 제주특별자치도까지 17개 지방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비전에는 '행복', '미래'라는 단어가 가장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이는 '성장'과 '혁신'에 비해 삶의 질 추구를 우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4년 처음 수립된 제1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의 시·도별 계획이 '지역 혁신 성장 계획'으로 명명되고 지역별 전략 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을 상기하면 보다 진일보한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종합계획의 첫해 성적표가 국회로 제출될 예정이지만, 종합계획이 2023년 11월 수립되고 그 첫 시행 계획이 2024년 2월 수립되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중요한 것은 당장의 성적이 아니다. 종합계획이 제시한 '지방시대 5년 후 미래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미완(未完)의 제도를 정비하고, 이행 체계를 탄탄하게 구축하여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계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실효성 확보에 있어 가장 큰 맹점은 종합계획 반영이 곧 예산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종합계획은 향후 5년간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추진해 나갈 정책과 사업들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내의 사업 이외에도 일반회계와 기금 사업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 매년 해당 사업들은 종합계획 반영 여부와 별도로 정부의 예산 확보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사업들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경우 지역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계획에 담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관 중앙부처와 예산 당국을 설득해야 하는 이중고(二重苦)를 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담은 종합계획 수립 과정에서 새롭고 참신한 정책 제안과 사업들이 종합계획에 담기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종합계획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종합계획 반영=예산 확보'가 성립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초로 수립된 초광역권 발전 계획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실효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광역권별로 참신한 '초광역 협력 사업'을 발굴하여 계획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초광역권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협력 사업을 활발하게 기획하고 있음에도, 이를 보다 구체화하고 부처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계획 수립의 주체인 지방시대위원회를 중심으로 초광역권과 중앙부처 간 상시 협의 채널을 구축하여, 지역이 스스로 발굴한 협력 사업이 실질적으로 추진되는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5년 단위 중기 계획인 지방시대 종합계획이 효과적으로 추진되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실질적인 평가와 환류 체계가 정교하게 작동해야 한다. 현재 지방시대위원회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 포함된 사업을 평가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거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의 시행 계획 평가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지방분권 과제와 초광역권 발전 계획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지 못하는 제도적 불비(不備)에 해당한다. 2024년 지방시대 시행 계획의 재정 투입 규모가 42.2조 원 규모임을 고려하면, 약 13조 원 규모인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에 대한 평가만으로는 종합계획의 연차별 시행 계획에 대한 성과 평가 및 환류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지방분권 과제와 초광역권 발전 계획을 포괄할 수 있는 종합계획의 연차별 성과 평가 및 환류 체계를 완결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이다.

최근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난제는 지방소멸 이외에도 저출산·고령화, 기후 위기에 따른 그린 전환(Green Transformation) 등 다양하다. 그리고 이는 수도권보다 지방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서로 그 원인과 결과가 실타래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을 국가가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국토계획, 국가재정운용계획과 연계하여 수립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계획들의 내용이 종합계획과 적실성 있게 연계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많은 국책연구기관이 종합계획 수립에 참여하여 참신한 정책 제안과 치열한 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제69조 제4항에 규정하고 있는 지원 연구기관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지난해 특별법 제정으로 20년 만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이 제도적 통합을 이루었지만, 유기적 상승작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단기간 내에 이루기 쉽지 않다.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 수립이 정책 통합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었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에 담긴 과제와 시책들이 체계적으로 이행되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보다 공고화하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절반의 숙제는 남아있는 셈이다.

<저자 소개>

하정석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16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에 재직하면서 지역산업정책, 산업입지, 지역계획 등을 주로 연구해 왔다. 2022년에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연구기획담당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면서 균형발전 정책 연구 기획을 총괄하였으며, 2023년부터는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지방전략국 총괄기획과 전문관으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 수립과 2024년 지방시대 시행계획 수립을 실제 현장에서 담당하였다. 2023년부터 대한지리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