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7일 전남·광주 전력계통협의회 개최
2031년까지 호남 발전설비 42GW 확대 예상
송전선로 부족에 계통 불안정·출력제어 우려
지자체 비협조에 연 단위 건설 지연사례 다수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호남 지역의 계통 불안정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송전선로 구축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인해 다수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업이 늦어질수록 계통 보강도 지연돼 재생에너지 보급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낼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전남·광주 전력계통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현재 호남 지역에서는 약 10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상업운전 중인 상황으로, 여기에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32GW 규모의 설비가 추가 연계될 예정이다. 호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설비는 꾸준히 증가해 오는 2031년 말까지 약 42GW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안산시 시화호 공유수면에 설치된 송전선로 모습. [사진=안산시] 2020.02.17 1141world@newspim.com |
이에 호남 지역은 이미 발전 중인 설비와 2031년까지 발전 예정인 설비 외에 추가로 발전설비가 진입할 경우 계통 불안정이 초래될 공산이 크다. 호남 지역의 계통 불안정은 전국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출력제어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난 5월 30일부터 호남·동해안·제주 등 205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안내하고 있다. 계통관리변전소로 접속하려는 신규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전력망 준공 이후인 2032년 이후에 접속할 경우에 한해 조건부 허가 중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조기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와 한전은 호남 지역 계통 부족과 계통 불안정 해소를 위해 지역 간 대규모 송전선로 조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345kV(킬로볼트) 송전선로 5개 루트 ▲서해안 해저 HVDC(초고압직류) 2개 루트 ▲154kV 송전선로 36개 등이다.
송전선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권한을 갖고 있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지자체의 거부로 인해 건설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자체는 변전소 건축허가와 산지·농지 전용 허가, 도로 점용 허가, 사업승인계획 공고·열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호남 지역에서도 다수의 지연사례가 발생 중이다. 지자체의 사업시행계획 공고·열람 비협조로 인해 장성군 신장성변전소는 21개월, 영암군 시종변전소는 27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이밖에 보성군 득량변전소와 영광군 서영광변전소 등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정부는 이런 사업 지연이 반복될 경우 계통 보강 지연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인허가 협조만이 송전선로 조기 건설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건설 일정이 단축될 경우 계통 포화가 조기에 해소돼 신규 발전설비 연계 가능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이날 협의회를 주재한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호남 지역 계통 포화 해소를 위해서는 전력망 건설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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