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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세안 힘주는데 베트남 공장 가동률은 50% 밑으로

기사입력 : 2024년08월23일 13:53

최종수정 : 2024년08월23일 13:53

가동률 50% 이하로 떨어진 건 올해 2분기 처음
3개년 연속 판매 실적 하락세…현지 경기침체로 수요 ↓
현대차 "수요 문제일 뿐, 신규 차종 확보 등으로 판매 회복"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의 베트남 사업장 가동률이 50% 밑으로 처음 하락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법인 중 가장 저조한 생산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베트남 사업장은 아세안 벨트를 강화하고 있는 이 회사의 주요 사업장 중 하나다.

23일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 글로벌 법인 중 가동률이 100%를 넘지 못한 곳은 인도(HMI), 베트남(HTMV), 인도네시아(HMMI)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낙폭이 가장 컸다.

◆3개년 연속 판매 실적 저조…가동률도 50% 이하로

베트남 법인은 지난 2023년 1분기 64.1%의 가동률을 마지막으로 지속적으로 가동률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반짝 75%까지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2분기 다시 45%대로 떨어졌다. 가동률이 5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 법인들이 10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는 것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베트남 법인의 생산실적은 3개년 연속 하락세다. 2021년 6만5691대를 팔았던 베트남 법인은 2022년 5만6530대, 지난해는 4만3760대를 팔았다.

올해 1분기 기준 법인의 생산능력은 1만4600대였다가 상반기 4만7600대로 오르면서 크게 개선됐다. 다만 생산실적은 1분기 1만984대에서 상반기 2만1615대로 증가 폭이 적어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생 능력은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가동률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HTMV)을 설립하면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진출 첫 성적은 좋았다. HTMV 출범 2년 만인 2019년 총 판매 대수 7만9568대(한국 수출 물량 포함)를 기록해 당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토요타(7만9328대)를 제쳤다. 2020년과 2021년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면서 2022년 9월에는 HTMV 2공장까지 준공했다. 현지 생산능력을 확장하면서 토요타와는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 점유율을 나눠갖고 있다.

현지에는 엘란트라, 올 뉴 엑센트, 뉴 그랜드 i10 등 세단 모델과 싼타페, 크레타, 펠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도 진출해 있다. 세단 모델은 대부분이 엔트리 모델로 주된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인 베트남 현지 시장을 고려한 소형, 저가 모델이 인기다.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량은 엑센트다.

베트남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의 그랜드i10 [사진=현대탄콩]

◆현지 경기 침체로 수요 타격…생산능력은 유지

발목을 잡은 것은 베트남 현지의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다. 베트남은 아직까지 전동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아세안 국가 중 하나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진출한 지역이나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차량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13만48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현대차는 베트남 사업장은 여전히 충분한 수요가 있는 국가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베트남 현지에서도 점유율 1, 2위를 다툴 만큼 인지도는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요 증가를 대비해 생산능력 유지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1인당 국민 소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정부 차원의 전동화 전환 지원도 적극적이라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현대차는 "신규 차종 론칭 등과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해 판매를 회복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공장 운영 능력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니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을 필두로 현지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아세안 벨트'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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