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처럼 기복이 있는 게 스포츠…다시 돌아오면 돼"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황선우가 결선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게 더욱 그를 강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챔피언 다비드 포포비치(19·루마니아)가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황선우(21·강원도청)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아직 10대이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서만 엿보이는 깊은 생각과 황선우에 대한 진한 우정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다비드 포포비치가 지난달 29일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환하게 웃고 있다. 2024.08.02 zangpabo@newspim.com |
포포비치는 2일(한국시간)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가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인근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황선우가 이번 대회 결승에 가지 못했다고 해도 실망할 게 없다"면서 "내가 이번 올림픽에선 챔피언이 됐지만, 황선우는 지난 2월부터 세계 챔피언이었다. 결승에 못 갔다고 그의 노력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포포비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많다. 우리 선수들은 각자의 목표가 있는데, 그에 닿지 못해도 괜찮다"며 "우리는 그냥 더 열심히 훈련하고 돌아오면 된다. 인생처럼 기복이 있는 게 스포츠"라며 황선우를 감쌌다.
황선우. [사진=대한체육회] |
포포비치는 지난달 29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72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면 황선우는 전날 준결선에서 1분45초92로 9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월 열린 2024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때 기록이 1분44초75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포포비치는 "황선우와 처음 만난 건 3년 전 올림픽이었던 것 같다. 이후 거의 모든 대회 결선에서 만났다"며 "그는 참 좋은 사람이고, 우린 친구다. 물에서는 경쟁자이지만 경기가 끝나면 친구로 돌아가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선우는 내 여자친구를 봤고, 난 황선우의 가족도 만났다. 서로를 잘 안다"고 덧붙였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다비드 포포비치(왼쪽)가 1일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판잔러와 포옹하며 축하를 해주고 있다. 2024.08.02 zangpabo@newspim.com |
포포비치는 자유형 100m에서 46초40의 세계기록으로 우승한 중국의 판잔러(19)에 대해선 "놀라운 기록을 냈다. 나를 포함한 다른 경쟁자를 1초 이상 앞섰는데, 자유형 100m 올림픽 경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 싶다"고 감탄했다.
포포비치는 47초49의 기록으로 동메달에 머물렀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1위와 2위의 격차가 1초 이상 벌어진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9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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