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찰 수사·단속 정보' SNS서 공유한다는 불법도박업체...실상은

기사입력 : 2024년07월30일 15:52

최종수정 : 2024년07월30일 15:52

대형 불법도박업체, DB 판매 목적으로 업체 모아
텔레그램 방서 경찰 수사·단속 정보 흘려
"고급 정보 올리며 판매자 모집하기 위한 것"
경찰 "양식 안 맞고 표현도 달라…누가 봐도 허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불법도박업체 운영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서 허위 경찰 수사, 단속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에는 총판과 관리자 등 각 업체를 대표하는 1400여명이 모여있다.

이 방을 운영하는 곳은 이른바 '꽃계열'이라고 불리는 업체다. 20개 이상의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대규모 업체로, 사이트 이름에 꽃 이름이 들어가 '꽃계열'이라 불린다.

이들은 경찰과 관련된 허위 정보를 공유하며 불법도박업체 운영자들을 끌어모은 뒤 이들에게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와 대포통장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제보 등에 따르면 '벗꽃 대총연합 공지'라는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을 보면 경찰이 불법도박과 관련해 진행하고 있는 수사나 단속 내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벗꽃 대총연합 공지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 방에 경찰 공문서를 사칭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서가 공유됐다.[사진=제보자 제공]

이 방에 공유된 '전국 불법게임장 및 사행성영업장단속'이란 제목의 문서를 보면 경찰의 사행성 불법게임장 단속 기간, 단속에 따른 포상 내용 등이 담겼다. '게임장에 상주한 모든 이용자를 벌금 이상형으로 처벌하라'는 등 처벌 수위도 적혀 있다.

또 다른 특별 단속 내용을 안내하는 공지문에서는 '계좌가 적혀있는 메모나 쪽지는 폐기하라', '압수영장이 없을 경우에는 스마트폰 제출 의무는 없다'는 등 단속에 따른 대응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운영자는 특히 불법사이트에 가입해 수사 중인 경찰관들을 언급하며 이들의 실명을 공개한 경우도 있다. 방 운영자는 "이들은 경찰청 직원들"이라며 "동명이인이 가입하려고 하면 가입시키지 말아라"라고 권유했다.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사 정보라며 필리핀에 상주하는 업체는 사무실을 옮기라는 글도 올라왔다. 해당 글에서 방 운영자는 "당사는 경찰 관계자와의 접점을 통해 소통하고 있으며 이는 실시간 단속 진행 상황이다"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뉴스핌이 경찰에 확인한 결과 공유된 정보는 모두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이 방에서 공유된 단속 정보가 담긴 문서에 대해 "경찰 내근하는 사람이면 확인할 필요조차 없는 (허위) 문서"라며 "경찰은 이런 양식을 쓰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단속 근거에는 법령이나 규정을 넣어야 하고, 1계급 특진포상이란 말도 쓰지 않는다"라며 "코미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수사 내용이 공유된 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어떻게 필리핀에서 내사나 수사를 하냐"며 "경찰 행정을 하나도 모르는 소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꽃계열이라는 업체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경찰 수사나 단속 정보를 흘리는 이유는 다른 불법도박업체를 대상으로 일종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꽃계열은 개나리, 할미꽃, 연꽃 등 꽃이름이 들어간 불법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업자들 사이에서 '꽃계열'이라고 불린다. 

20개 이상의 불법도박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규모 업체라 대량의 이용자 데이터와 대포통장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꽃계열은 불법도박업체 사이에서 높은 신뢰를 쌓은 곳"이라며 "신뢰도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모은 도박 사이트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나 대포통장을 판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텔레그램 방에는 1400여 개 불법도박업체가 모여있다. 해당 방에 들어가기 위해선 사이트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제공해 직접 사이트 운영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조 교장은 "꽃계열은 불법도박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계속하니까 경찰 수사나 단속 정보라며 고급 정보로 보이는 걸 계속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도박없는학교가 자신들이 이용하는 가상계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은행 협조를 통해 계좌 지급 정지에 나서자 조호연 교장과 관련한 신상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신고를 위해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용자 아이디 등도 공유한다.

조 교장은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를 서울경찰청에 신상정보 공개죄로 고소했다"며 "선처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