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후판 범람 협상에 조선사 유리하게 결정
가뜩이나 어려운 철강업계, 수익성 악화 전망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올해 상반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후판협상이 마무리됐다. 소폭 인하로 협상이 끝난 것으로 알려져 가뜩이나 좋지 않은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 관련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현대제철과 조선업체 간 상반기 후판협상이 최근 마무리됐다. 당초 철강업계의 어려운 시황을 고려해 현 수준에서 후판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협상 결과는 호황 중인 조선업계에 유리하게 끝났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톤당 약 2~3만원이 인하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중론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폭 인하됐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가 지난 25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내수부진에 현지 철강재의 국내 수입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으로 증가한 후판 공급량에 현대중공업도 중국산 철강재의 투입 비중을 기존 20%에서 25% 이상으로 늘리는 중"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산 후판은 국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수입량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시장에 후판 공급량이 늘어나 국내 철강사들이 가격하락 압박을 받고 있어 하향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용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제조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 재료다. 조선사와 철강업계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데 지난해 상반기에는 1톤당 100만원, 하반기에는 90만원 중반대에서 각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후판협상이 조선사에 유리한 구조로 결착되면서 철강업체의 부진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8조5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3% 감소한 7520억원으로 기록됐다. 순이익도 37.5% 감소한 5460억원이었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4%, 영업이익은 78.9%, 순이익은 99.5% 줄어든 저조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인한 배후 산업 부진과 중국산 철강재 범람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후판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업체들은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이어가게 됐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