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에세이...국가대표 운영 막전막후 담았다

기사입력 : 2024년07월26일 13:36

최종수정 : 2024년07월26일 14:07

'축구의 시대'서 아시안컵 실패 이유, 클린스만 경질 배경 고백
손흥민·이강인 갈등 등 국가대표 운영 어려움 토로
국가대표... 창의성과 팀워크의 균형, 원팀 의식 높여야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홍명보 감독의 국가대표 선임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의 정몽규 회장이 에세이집 '축구의 시대'(브레인스토어)를 펴냈다. 이 책에서 정회장은 올해 1월 열렸던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얻은 교훈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요르단전 전날 대표팀 내에서 다툼이 벌어지면서 팀워크가 무너져 경기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정회장은 올해초인 1월 10일 카타르 현지에 도착하면서 선수들과 지원스태프를 포함한 57명의 대규모 선수단 앞에서 했던 당부의 말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50명이 넘는 혈기왕성한 젊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감정의 기복도 있고 예민한 일도 발생할 것이다. 짜증도 나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응원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옆의 선수가 나의 모자라는 것, 나의 실수를 막아줄 수 있다는 신뢰가 필요하다. 선수뿐만 아니라 스태프, 장비담당, 전력분석관, 운동치료사, 요리사 등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각자의 기분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출하지 않고 절제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만 원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국내 팬들, 국가대표 감독에게 아버지나 선생님 같은 리더십 요구

이때까지만 해도 대표팀이 진정한 원팀이 되지 못하고 내부 균열로 결승 진출이 무산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이 너무 무기력한 경기여서 스스로 의아한 마음으로 숙소에 돌아와서야 전날 벌어졌던 상황에 대해 알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향후 이 사태를 팬과 국민에게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고, 목격자가 거의 70여 명에 달해 아무리 보안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상황이 언론에 알려지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정회장은 이 책에서 "국내 팬과 국민들은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아버지나 선생님 같은 리더십을 기대하는 듯하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전통에 따르면 아버지나 선생님은 비슷한 존재다. 유교적 권위에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책임진다. 이들처럼 국가대표팀 감독은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의 평소 생활에도 관여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스스로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감독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선수들을 존중하면서 이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임무이자 업무(job)라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평소 생활이나 숙소에서의 활동, 식사 시간 등은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 창의성과 원팀 정신의 조화로 손홍민·이강인 같은 선수 계속 키워내야 

정회장은 요르단전의 실패를 통해서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창의성과 원팀 정신(협동심)의 오묘한 관계에 대해서 새삼 깨달았다고 피력한다. 창의성은 개인적 능력이고, 원팀은 팀워크와 관련이 크다. 창의성은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할 때 커질 수 있다. 반면 원팀 정신은 팀의 협동심을 강조하면서 일정 정도 팀 내 규율을 요구할 수도 있다. 두 요소는 묘한 함수 관계에 있다. 전자를 강조하면 후자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후자를 강조하다보면 전자가 약해질 위험성이 있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정 회장은 우리는 창의성을 길러낼 수 있는 환경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손흥민, 이강인 같은 선수들이 국내에서 계속 성장했다면 지금의 자리가 가능했겠냐는 것이다. 반면 원팀을 만들기 위한 협동심이나 배려와 존중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회장은 우리 사회나 축구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또 협동심을 키우는 데도 각기 다른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7.26 oks34@newspim.com

그는 "축구협회는 그동안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길러내 유럽 무대에 진출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대표팀 전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저학년 전국 대회나 연령대 대표팀부터 서로 존중하면서 원팀이 되는 것을 더욱 강조하려고 한다. 원팀 의식이 더 높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그는 물론 원팀을 강조하기 위해서 개인의 창의성이 위축되면 안 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는 또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은 재능 있고,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군대에서나 쓰는 '하극상'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해서 비판한다. 이런 시각에서 대부분의 비난이 이강인 선수에게 쏠렸다. 나는 이런 해석에 대해 어느 정도는 수긍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세대 간의 차이를 비난하기보다는 인정하고, 그 차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모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주장한다.

◆ 대표팀 내 유럽파 비중 커졌는데 선후배 위계질서 강조는 모순 

이어서 "대표팀 내에서 유럽파의 비중도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럼에도 대표팀 내에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수단 안에서는 오히려 선후배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갈등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회장은 "지금까지 축구협회의 목표는 국제적으로 통하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키워내고, 이들이 모인 국가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명한 선수, 좋은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역대 월드컵의 수많은 이변과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도 그런 사례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한국과 일본이 먼저 탈락했고 카타르와 요르단이 결승에서 대결했다. 결승에 오른 두 팀에는 유럽 명문 클럽에서 뛰는 선수가 전무했다. 재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한 팀이 되느냐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해야만 한다. 2023 아시안컵은 우리에게 이런 화두를 던졌다고 본다"고 결론을 내렸다.

브레인스토어에서 출간된 정몽규 회장의 에세이 '축구의 시대'는 현재 교보문고, 영풍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의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판매 중이며, 오는 8월 1일부터 전국의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지지율 2.7%p↓ 29.4%…"의료대란·국회 개원식 불참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일~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9.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7.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8%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7%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2.7%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8.4%p다. 연령별로 보면 만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2.1% '잘 못함' 74.2%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4.7%였다. 40대는 '잘함' 21.3% '잘 못함' 78.7%, 50대는 '잘함' 22.4% '잘 못함' 76.7%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3.3% '잘 못함' 64.2%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0.4%로 '잘 못함'(4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0.6%, '잘 못함'은 65.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9.2% '잘 못함' 69.2%, 대전·충청·세종 '잘함' 27.2% '잘 못함' 68.0%, 부산·울산·경남 '잘함' 31.9% '잘 못함' 66.2%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0.2% '잘 못함' 53.8%, 전남·광주·전북 '잘함' 16.3% '잘 못함' 83.7%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28.9% '잘 못함' 69.2%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9.5% '잘 못함' 68.1%, 여성은 '잘함' 29.4% '잘 못함' 67.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결과에 대해 "친일 논란 및 의료대란, 검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며 국회 외면 논란 등이 번지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해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번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으니 하락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며 "8·15광복절 행사 뒤에도 이어지는 친일 논란과 윤-한 갈등, 국회 개원식 불참 등의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 전반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 정치를 못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9-05 06:00
사진
'주택담보대출 제한' 인터넷은행·2금융권으로 확산 조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제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이 인터넷전문은행과 외국계은행을 넘어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금융권까지 주담대 제한이 확산되면 대출 실수요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자금 확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2%포인트(p) 일괄 인상하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3.64%로, 주담대 금리를 조정해 인상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3일부터 주택구입목적의 주담대 대상자를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대출 기간은 30년으로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이은 비금리 방식의 주담대 제한에 나서자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외국계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억제를 위한 초강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은행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역시 은행권 대출 절벽을 피해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곳 중 하나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잔액은 30조6080억원으로 7월 말 30조2248억원 대비 3832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전날부터 보험업권 중 처음으로 수도권 주담대의 경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해 주택 구입 자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원금을 일정 기간 이후부터 갚는 거치형 대출 취급도 전면 중단했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 간담회 이후 발표한 것으로 당국과의 교감 속에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 '풍선효과'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복현 금감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실수요자의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가운데, 대출 실수요자의 애로사항과 금융권·부동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2024.09.04 yym58@newspim.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보험, 상호금융 등 아직 대출 규제가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에는 대출 정보의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 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도 크다"며 "은행권 뿐 아니라 보험, 중소금융회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하여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주담대 제한은 삼성생명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상호금융업권 등 여타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전 금융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출 수요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지난달 27일 가계부채 현황 브리핑에서 "아직 다른 업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고, 현재까진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현장검사 등을 통해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권과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감과 함께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y2kid@newspim.com 2024-09-05 14: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