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정신건강거점센터장 최명환 전문의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 청소년 일탈 커져...더 큰 지원 시급"
"동부지역 정서 지원·교사 피로도 높아져 '보상' 필요"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위기 속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교권 추락, 학생 대상 교사 성비위 등 연이은 충격적인 사건 속에서 대전 학생들의 마음 속 상처가 커지고 있다. 아이들은 물리적 아픔보다 마음의 상처에 더 눈물을 흘린다.
2년 전 <뉴스핌>은 대전시교육청 정신건강거점센터를 이끌고 있는 나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명환 센터장을 만나 대전 지역 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황과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2년 여만에 다시 만난 최명환 센터장은 "위기 청소년은 여전하다, 오히려 위기는 더 크고 깊어졌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최명환 센터장은 대전시교육청의 꾸준한 지원으로 희망을 찾아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시교육청 정신건강거점센터 최명환 센터장이 <뉴스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7.15 jongwon3454@newspim.com |
최명환 센터장은 "건강한 학생들을 위한 방법은 결국 교사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것"이라며 "아이들에 대한 꾸준한 지원·관심과 사랑만이 유일한 답 아니겠느냐"며 웃어보였다.
다음은 최명환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대전시교육청 정신건강거점센터를 활발히 운영 중인데, 최근 위기 청소년 유형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서 학교 정상화가 됐지만 펜데믹 당시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다. 학교 적응을 크게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났고, 사적제재를 추구하는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데다 일탈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오히려 높아졌다.
하지만 그나마 학생 스스로가 정신건강거점센터를 찾는 경우가 꾸준히 늘고 있어 희망이다.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이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버터내고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원동력을 얻고있다.
-청소년 일탈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
▲최근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도박과 마약, 성매매 등을 쉽게 접하고 있다. 과거 술, 담배, 가출 정도 수준이였던 청소년 일탈의 범위가 비약적으로 커졌다.
이를 통제하는 근본적인 수단은 학교와 가정이다. 하지만 최근 교사의 권위가 바닥을 치면서 대응할 방법이 없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물론 청소년의 치료와 정신 건강 프로그램 추진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교사, 학생들이 어우러지면서 교사의 권위가 자연스럽게 정상화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시교육청 정신건강거점센터 최명환 센터장.2024.07.15 jongwon3454@newspim.com |
-동·서간 정신건강 격차는?
▲격차는 여전히 극명하다. 확실히 서부쪽 아이들은 정신건강거점센터를 많이 찾지 않는다. 과거에도 얘기했다시피 대전 지역 내 동서부는 경제적 격차가 커 그에 따른 가정 불화 비중이 커지며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발생하는 구조다.
그렇다고 손 놓고 바라볼 순없지 않는가. 아이들의 위기 극복을 위해 존재 가치를 북돋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 위기를 딛고 극복해 낼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있다. 당장의 정신과 진료도 중요하지만 '누군가 너를 위해 걱정해준다'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학생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게 우리와 위(Wee)클래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동부교육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교육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감사할 일이다. 다만 아이들이 비교적 불행하다고 느끼는 동부지역의 가정환경을 고려해 정서적인 부분으로도 초점을 더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전시교육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시교육청에서도 사업에 대해 적극 지원해주고 같이 호흡을 맞춰나가는 부분에 굉장히 만족하며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다. 그런데 위기 청소년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육청의 관련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재원 한계 상황은 잘 알고 있고 그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고 있는 걸 알지만 객원 교사 등 인력 충원에 대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때문에 현장과 행정 간 소통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 건강 현황과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많이 필요하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 둔산동 정신건강거점센터를 찾은 학생이 뇌파 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받고있는 모습. 2024.07.15 jongwon3454@newspim.com |
-현장 상담교사 어려움은?
▲교육현장을 둘러보면 1명의 교사가 20~30명 가량의 학생을 케어하는 실정임에도 교사는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때문에 교사들의 피로가 더 커졌다. 어떤일 하나 발생해도 교사가 보호받을 수단은 미흡하다. 100명의 교사 중 1~2명의 질 나쁜 교사를 제재시키기 위해 모든 교사를 악당 취급할 순 없지 않는가. 결국 점점 무기력해지고 의지가 꺾여가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이는 곧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서 교사 대상 '리워드(보상)'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해, 올 연말까지 교육기관에 제안해볼까 한다.
학교 내 위클래스 교사들 또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실제로 위클래스를 방문해보면 항상 2~3명씩 학생들이 상담을 받기위해 방문한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다만 학교별로 1~2명 정도의 상담교사들만이 배치되는데 인력난으로 역량강화 교육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
-수능이 1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 스트레스를 줄이는 팁이 있다면
▲학생과 학부모 너무 절박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능 한 번으로 모든 것이 정해지는 게 아닌 세상이다. 소위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찬스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교환학생도 있지 않나? 결국 '이번(수능)이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 보단 인생에서 겪을 수 많은 사건 중 하나라 생각하고 접근하길 바란다.
[뉴스핌/대전시교육청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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