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4.19~9.8)의 공공 프로그램을 지난 6월 26일, 27일 양일간 몰타 기사단 수도원과 현지 협업 기관인 오션 스페이스 두 곳에서 '디어 오션 프렌즈'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이번 행사는 특별전을 기획한 아르코미술관과 다학제적 큐레이토리얼 리서치 플랫폼 드리프팅 커리큘럼이 공동기획하고 예술을 통한 해양 관련 연구, 창작, 환경 옹호 활동을 목적으로 마드리드와 베니스에 설립된 TBA21-아카데미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모든 섬은 산이다 연계 프로그램 디어 오션 프렌즈 1부.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한국,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북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연구자, 창작자, 기획자 등 12인의 전문가(팀)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기후 위기라는 긴급한 문제에 직면한 예술계가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비엔날레 모델을 재구성하기 위해 마련된 공론의 장이다. 렉처 퍼포먼스(강연, 토론, 스크리닝 등)로 구성된 담론 프로그램은 '해양적 사고, 역사, 기후, 재난, 데이터, 감각적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기후 위기와 환경재난으로 인해 실존적 위기에 당면한 아시아 지역과 베니스 섬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했다. 이를 통해 섬의 생태와 원주민의 삶에서 얻은 지혜를 대안적 사고로 개발하기 위한 큐레토리얼 전략과 경험을 공유했다.
프로그램 1부는 TBA21-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오션 스페이스에서 '몬순 미래주의 : (탈)인류세 시대 아시아 미래주의'를 주제로 진행됐다. 대만 작가 장치중의 렉처 퍼포먼스 "몬순의 북쪽 확장"을 시작으로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백영경 교수의 강연 "생명, 회복, 평화를 찾아서 : 인류세 시대의 한국 바다 이야기"와 TBA21의 디렉터 말커스 레이만의 강연 "오세아니아 탐험 : 관계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동시대 미술 기획자이자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수인 우테 메타 바우어의 강연 "기후 위기와 문화적 손실"과 한국의 시각 연구 밴드 이끼바위쿠르르의 '해초 이야기'(2022) 상영이 이어졌다.
이후 드리프팅 커리큘럼의 조주현이 좌장을 맡아 국가 간 경계에 기반한 대륙적 사고가 아닌 탈 경계적, 탈 중심적인 '해양 문화'를 탐구한 실천적 경험을 공유하고, 역사적 착취와 현대 환경 문제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창조적 연대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모든 섬은 산이다 연계프로그램 디어 오션 프렌즈 2부. 좌측부터 호아시아 크리사. 콜린 스털링. 임근혜. 엘레오노라 소브라니. [사진=한국문화예술위위원회] |
프로그램 2부는 '(탈)인류세 예술기관 및 제도 : 그 밖의 세계를 향한 재구상'을 주제로 진행됐다. 디자인 어스가 제작하고, 도나 해러웨이가 나레이터로 참여한 '방 안의 코끼리'(2021) 상영을 시작으로, 베니스 기반 환경 단체인 위아히어베니스 아트 디렉터 엘레오노라 소브라니의 "살아있는 도시 탐구", 네덜란드 박물관 학자 콜린 스털링 교수의 강연 "뮤지엄 플래닛 : 인류세 사건의 시간 표시", 2023년 제2회 헬싱키비엔날레 총감독 호아시아 크리사의 강연 "새로운 방향이 나타날 것이다"가 이어졌다.
또한,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이 2024년 부산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인 필립 피로트, 베라 메이와 함께 '비엔날레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조주현 디렉터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서는 새로운 기후 체제에서 비엔날레가 장기적이고 영향력 있는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원동력으로서 예술의 상상력과 공감 능력의 중요성을 재조명했다. 이를 위해, 인간 중심 사고에 대한 대안적 감각과 인식을 배우는 배움과 소통의 장소로서 제도 기관의 역할이 논의됐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이전에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통해 지역 활동가와의 연대, 대안적 배움의 장으로서의 기능이 시도된 바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더욱 본격적으로 비엔날레가 기후 위기 시대 예술 실천과 미술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글로벌 교류와 연대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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