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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 가다] 박수근의 고향 양구·인제 자작나무숲의 선물은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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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힐링 메시지는 '나목'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뿜어내는 도파민
문체부·관광공사 '6월 여행가는 달' 동행취재

[양구·인제=뉴스핌] 이영태 여행선임기자 = "빨래터에 가서 당신을 자세히 보고 아내로 맞아들이기로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은 2007년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45억2000만원)를 경신하며 낙찰된 그림 '빨래터'의 모티브를 박수근 화백이 아내 김복순 여사에게 보낸 편지와 함께 재현해 놓았다. 온갖 때에 찌들었던 마음이 깨끗하게 빨래되는 느낌이다.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자작나무는 기름기가 많아 껍질을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에요. 자작나무숲에선 여러분이 가져온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숲이 주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세요."

강원도 인제군 숲해설사는 하늘을 향해 곧게 서 있는 자작나무숲 숲속교실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대부분의 숲속은 어둡지만 자작나무숲 속은 하얀 나무껍질로 인해 환하다"며 "힐링의 장소"라고 강조한다. 시인 안도현은 '자작나무를 찾아서'란 시에서 "자작나무가 하얀 것은 자작나무 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 때 묻지 않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노래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준비한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6월엔,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 중 박수근미술관과 자작나무숲을 만날 수 있는 양구-인제행 기차에 일반인 참가자 80명과 함께 몸을 실었다. 서울 용산역에서 7일 오전 9시 34분에 출발한 '여기로' 전용열차는 오전 11시가 넘어 춘천역에 도착했다.

한반도 국토의 정중앙임을 알리는 강원도 양구군 도촌리 '배꼽마을' 표지판.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춘천역에서 관광버스로 갈아탄 '여기로' 참가자들의 첫 행선지는 한반도 국토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군 도촌리 '배꼽마을'. 양구를 대표하는 음식 시래기 불고기와 막국수로 속을 든든히 채웠다.

◆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나목'

한국인의 정서를 그림으로 가장 잘 표현했다는 국민화가 박수근을 만날 차례다. 박수근은 1914년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당시에는 가정 형편이 부유했지만, 아버지의 사업(광산업) 실패로 양구 공립보통학교를 끝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할 정도로 가세가 급속히 기울었다.

가난 탓에 제대로 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소년은 밀레의 작품 '만종'을 보며 화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뭇가지를 태워 만든 목탄으로 그림을 그리던 박수근은 18세(1932년) 때 당시 유일한 화가 등용문인 조선미술전람회에 봄의 농가를 그린 수채화 '봄이 오다'를 출품해 입선하며 마침내 재능을 인정받았다.

박수근 화백 생가터 양구읍 정림리마을에 조성된 박수근공원.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박수근미술관은 2002년 그의 생가터인 양구읍 정림리마을(박수근로 265-12)에 세워졌다. 박 화백의 그림에서 주로 보이는 색감과 두터운 질감(마티에르)을 표현하기 위해 건축가 이종호가 화강암을 켜켜이 쌓아 지었다. 미술관이 위치한 박수근공원에는 박수근기념전시관과 현대미술관, 박수근파빌리온, 어린이미술관, 라키비움까지 5개의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박수근공원 입구에 전시된 조각가 위세복의 작품 '길(Road)'.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박수근 공원에 들어서니 조각가 위세복이 박 화백이 살아온 길을 가는 철사를 이용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 '길(Road)'이 반긴다. 몇 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좀 떨어져서 작품을 보면 박 화백의 잘 생긴 얼굴이 드러난다.

박수근 화백이 아내 김복순 여사에게 보낸 편지와 '빨래터' 그림. '빨래터''는 2007년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45억2000만원)를 경신하며 낙찰됐다.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올해 박 화백 탄생 110주년을 맞아 박수근미술관이 내세운 전시 주제는 '평범한 날들의 찬란한 하루'다. 지난해 양구군립미술관이 미술품 경매를 통해 구입한 '가족'(1956년 작)과 대표작 '나무와 두 여인' 등 235점의 박수근 작품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박 화백은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질박한 삶을 그리기 좋아했다.

최지아 전시해설사는 "박 화백은 섬세하고 담백한 화풍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렸다"며 "특히 남자를 묘사할 때는 주로 전쟁 후 일거리가 없는 모습을 그린 반면, 여자는 무엇이든 일을 하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박수근 화백의 대표작 '나무와 두 여인'. 2024.6.7 [사진=박수근미술관]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가 '나목(裸木)'이다. 고목(枯木)은 죽은 나무지만 나목은 벌거벗은 앙상한 겨울나무를 말한다. 나목에게는 고목에는 없는,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다.

소설가 박완서는 박 화백을 주인공으로 그린 소설 '나목'에서 "내가 지난날, 어두운 단칸방에서 본 한발 속의 고목(枯木), 그러나 지금의 나에겐 웬일인지 그게 고목이 아니라 나목(裸木)이었다. 그것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달랐다. 김장철 소스리바람에 떠는 나목, 이제 막 마지막 낙엽을 끝낸 김장철 나목이기에 봄은 아직 멀건만 그의 수심엔 봄에의 향기가 애답도록 절실하다"고 썼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뿜어내는 도파민에 취하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나무들.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양구에서 희망을 그린 인간의 삶과 작품으로 힐링을 마친 '여기로' 참가자들은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으로 향했다. 주차장이 있는 안내소에서 자작나무숲까지는 약 3km로 걸어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어려운 등산로가 아닌 평탄한 산책로지만 언덕길이 제법 길어 캠페인 참가자 중 연세 드신 분들이 힘들어한다.

드디어 하얀 줄기와 푸른 잎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자작나무숲에 도착했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원래 소나무 숲이었다. 1989년 솔잎혹파리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소나무를 베어내고 그해부터 1996년까지 138ha에 자작나무 69만 그루를 심어 다시 숲을 조성했다.

이 가운데 1992년에 조림한 6ha의 자작나무숲 집중 생육지역이 2012년 산림청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으로 지정됐다. 연간 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입장료는 무료다.

숲해설사가 자작나무숲 7개 코스 중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1코스로 안내한다. 1코스는 약 0.9km이며, 천천히 걷는 속도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2023년 12월 14일 폭설과 강풍으로 휘어진 자작나무들.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숲길을 걷다보니 끝이 휘어진 자작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숲해설사에게 물어보니 "작년 12월 14일 대설로 많은 자작나무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폭설과 강추위, 강풍에 나무들이 얼고 넘어지고 부러졌다. 이상기온에 의한 자연재해였다. 지금은 더 많이 휘어졌던 나무들이 그래도 꽤 제 모습을 회복한 것"이라고 답한다.

다른 숲해설사는 "그래서 휘어진 자작나무들이 많은 길의 이름을 '겸손길'이라고 고쳐부르기로 했다"고 귀띔한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자작나무는 중간에 가지가 없고 윗부분에만 잎이 무성하다. 왜 그런 것이냐고 묻자 "자작나무는 스스로 자연낙지를 하기 때문에 가지치기가 필요 없다"고 한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가지와 잎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2024.6.7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울창한 자작나무숲 속에서 심호흡을 하니 '잘 왔다'며 도파민이 뿜뿜댄다. 햇빛을 머금은 자작나무들의 자작거리는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숲해설사 말대로 보통 숲속에 들어오면 어둡게 느껴지는데 자작나무숲 속은 환하다.

약 1500년 전인 6세기 초 축조된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가 자작나무 수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오랜 기간 산성 토양 속에 파묻혔는데도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인간에게 힐링을 주는 자작나무의 효능은 시공도 초월한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한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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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애플과 미국서 반도체 생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반도체 회사 인텔 주가가 18일(현지시간) 급등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텔이 애플과 협력해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설계·생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2시20분 인텔 주가는 전장보다 11.02% 오른 134.4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주가는 135.48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엔비디아와 일론 머스크의 반도체 제조 사업 '테라팹' 구상을 추켜세운 뒤 인텔과 애플의 협업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바로 여기 미국에서 칩을 설계하고 만들어야 하기에 인텔을 돕기로 결정했다"며 "애플이 미국에서 칩을 설계하고 만들기 위해 인텔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이 자사 기기의 주요 프로세서를 미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인텔과 삼성전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탐색적 논의를 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텔과 애플 로고.[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6.19 mj72284@newspim.com 이번 협력은 인텔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칩 생산을 위한 외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인텔 부활 계획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칩 생산을 대만 TSMC에 크게 의존해온 애플로서는 이번 협력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는 부품과 기기 가격을 끌어올리는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사의 협력이 초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인텔은 아직 자사 공장이 첨단 제조에서 대만 TSMC 시설의 생산 능력에 맞먹을 수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노트에서 "인텔은 더 실질적인 수주를 따내기 전에 당연히 실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나 첫걸음이 늘 가장 어려운 만큼 적어도 그 걸음을 떼는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의 어떤 파운드리 관계든 소량의, 덜 중요한 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 이례적인 거래를 맺어 미국 정부를 인텔의 최대 투자자 중 하나로 만들었다. 이 합의에 따라 인텔은 정부 지원의 대가로 약 10%에 달하는 지분을 정부에 매각했다. mj72284@newspim.com 2026-06-1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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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누설' 김용현 오늘 1심 선고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정보사 명단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1심 결과가 1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는 이날 김 전 장관의 군형법상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선고기일을 연다. 12·3 비상계엄 당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정보사 명단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1심 결과가 19일 열린다. 사진은 김 전 장관. [사진=뉴스핌 DB]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특검팀)은 지난달 12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 사건 범행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 후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부정하고 영장주의를 위배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해 그 직원들을 불법적으로 체포·구금하려는 등 헌정질서를 유린하려 한 반헌법적 중대 범행"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범죄의 중대성과 이 사건 범행으로 극도의 국가적 혼란과 군기 문란이 초래된 점,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 수사 및 재판에 임하는 태도 등 정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장관은 2024년 10월~11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 등과 공모해 특수임무대(HID) 요원을 비롯한 정보사 요원 40여명의 이름 등 인적 사항을 노 전 사령관에게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보사 요원의 개인정보는 3급 군사기밀로, 2019년 3월 군에서 제적돼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에게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 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해 정보사 요원 명단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으며 일반이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pmk1459@newspim.com 2026-06-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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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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