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기고] 태풍과 지리감(地理感)

기사입력 : 2024년05월31일 15:24

최종수정 : 2024년05월31일 15:24

경북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강남영

우리나라와 태풍

매해 여름이 되면 우리는 자연재해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 중 가장 위험하고도 강력한 위력을 보이는 것이 태풍이다. '태풍'은 열대폭풍 단계로 강화된 열대저기압을 일컫는 것으로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해 이동해 온다. 경로에 따라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여름철 기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태풍은 여름철 방재의 핵심 요소로 다루어진다.

태풍은 조선왕조실록에도 177건의 태풍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지역민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과거에도 바람의 세기와 강우량을 관측하려고 시도하였으나, 현상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대에 들어 최다 인명피해를 낸 1959년 태풍 사라, 최대 재산 피해를 낸 2002년 태풍 루사와 이듬해 2023년 연달아 닥친 매미는 태풍이 국가적인 재해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지구온난화 이슈와 맞물려 온 국민의 관심 속에 2008년 국가태풍센터를 개소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태풍의 발생을 감시하고 예상 진로와 그에 따른 재해상황들을 실시간으로 대비하고 있다. 태풍은 외면할 수 없는 재해 현상이며 과도한 관심과 충분한 대비가 결코 헛되지 않는 엄중한 사안이다.

경북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강남영

 태풍 예보에 대한 국민의 생각

최근 유튜브나 SNS를 통해 기상청의 예보가 방대해진 콘텐츠들을 통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재해대응 정보를 더욱 신중하고 확실하게 다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고 공유되었는가에 따라 대응의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2년 태풍 힌남노가 내습할 때, 기상청 브리핑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과거 태풍 피해 수치를 보며 그들의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 달라는 예보관의 당부는 국민들에게 크게 와닿았다. 태풍이 실제로 한반도에 상륙할 때는 당초 예상보다 약화됐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과거와 달랐다.

기존 예보를 다소 불신하는 일부는 기상청이 힌남노의 위험성을 과장했다 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선제 대응과 충분한 위험 정보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 평했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재해 대응은 정확한 예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며 내용을 충분히 공유함으로써 지역민들의 관심과 여론이 환기될 때 이뤄진다는 것을 알았다.

지역민 관점에서의 태풍 대응 정보 필요

지역민의 공감과 동참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정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면 재해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여기엔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현상의 관점이다. 이는 물리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태풍에 대해 말하자면 발생 시점과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가질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현상을 중심에 두고 지역민의 피해 양상과 정도를 부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 많은 재해 정보들이 취하는 형식으로서 지역민은 이렇게 제공된 현상 중심의 정보를 참고하여 실제 맞이하게 될 재해 상황을 최선으로 추론해야 한다. 이로써, 현상 관점의 정보는 주로 공급자 중심의 전문적 내용을 담아 어렵고 불친절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와 달리, 지역민의 관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민의 시각에서 현상을 해석하는 것이다. 정보 수요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위험들이 잠재하는가를 다루는 것이어서 지리적 위치마다 다른 정보가 존재하며 지리적인 정보로 시각화되고 다루어질 때 정보의 효과가 커지게 된다.

우리는 다가올 태풍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현재 우리나라의 태풍 대응은 국제사회에서도 앞선 수준이지만 지역민의 관점에서 시각화하고 설명해주는 다양한 정보들을 더욱 개발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상 자체를 시뮬레이션하는 수치역학모델이 지역 재해 특성을 상세히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리감(地理感)을 충분히 활용한 지리학적 기술들로 완성해야 한다.

지리적 감각을 활용해 현상을 보다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객관화할 때 방재 정보가 본질적인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태풍 진로에도 피해의 취약도는 지역적인 차이를 분명히 드러낸다. 내륙의 평야보다 연안 지역이 더욱 위험하고, 같은 연안이라도 해안선 구조나 조수 간만의 차이 등으로 인해 그 차이가 발생한다. 지형의 영향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으며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서도 재해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재해는 자연 현상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변형된 지형과 인공 구조물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실질적인 방재를 위해서는 이러한 특성들이 반영된 결과를 해당 지역민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리 공간에 표현하고 활발히 공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재해의 역학적 특성을 동기후학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지역민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은 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간 재해가 주로 현상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인간 관점의 해석이 부족했다면 이는 사실상 지리감의 결핍을 의미한다.

결국 지리적 감각에 기반한 기술과 정보만이 효과적인 방재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감(感)은 인간의 것이며 재해도 인간의 관점을 따르기 때문이다.

▲강남영 교수는 = 경북대학교 지리학과 부교수로서 기후과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후, 기기상재해와 태풍, 기후변화, 기상정보 서비스를 주요 연구 주제로 다룬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했으며 태풍위원회 교육훈련분과 부의장 역할을 수행하였고, 현재 기상청 정책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사진
[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