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ANDA 칼럼] 의료계에 말씀드립니다

기사입력 : 2024년05월23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5월23일 08:01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넉 달째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의료 개혁'이 지리한 갈등과 대립각만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계가 사법부에 구한 판단으로 갈등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조차 무력화되고 있는 현 상황이 우려스럽습니다.

의료 현장을 지켜야 하는 의사 '선생님'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의사들의 공백기간 중 췌장암 환자 60% 가량이 진료 지연 또는 거부 피해를 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의료계는 정부가 추진한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습니다. 의대교수, 의대생, 전공의 들은 사법부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관련 8건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사건들에 대해 1심에서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습니다. 2심인 서울고법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의대 증원으로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입을 피해보다 증원을 하지 않았을 때 공공복리에 미칠 악영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의료계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2025년 이후 의대정원 숫자를 정할 때 대학 측의 의견을 존중해 의대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자체적으로 산정한 숫자를 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법원 판단을 얻어내 향후 정부와의 협상 여지를 남겨놨습니다.

사법부가 의료계의 주장을 인용했다면 의대 증원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었을 겁니다. 의료계가 바라던 것이었죠. 만약 사법부가 의료계 주장을 받아들였음에도 정부가 증원 정책을 추진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불었을 것입니다. 삼권 분립의 원칙이 무너지고 국가 시스템이 흔들리는 사태가 벌어질테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지금 의료계는 어떠한가요.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자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의사협회장은 정부가 대법관 자리를 두고 재판부를 회유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항소심에 불복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법원의 판단이 이달 중에 나오기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부의 수시 등 대입 모집 요강은 이달 말 확정되며,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기도 합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의료계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중증 환자들의 애절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새로운 대오를 짜야 합니다. 전공의는 병원으로 돌아가 환자를 돌보고, 의대생들은 교실로 복귀해 수업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러면서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의 중지를 모아 정부와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꼼꼼히 점검하며 필수 의료 문제, 의료보험 수가 문제, 전공의 수련 시스템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의료 개혁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의료계와 정부 뿐 아니라 환자 단체도 참여해 국민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핌이 유튜브방송 뉴스핌TV에서 수차례에 걸쳐 진행한 [긴급진단] 의료개혁 토론에 출연하신 의대 교수님은 전공의 제자들에게 제대로 해준 게 없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이제는 같은 마음으로 전공의들을 설득해서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환자들은 질환이나 사는 지역에 관계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립과 갈등이 앞으로 계속 이어진다면 환자들의 절규는 더 커질 것이고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피해도 현실화될 것입니다. 간곡히 당부합니다. 이제 환자들 곁으로 돌아와 주십시오.  

pio12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