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에서 지난달 19일부터 6주 일정으로 총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제1야당의 소셜미디어(SNS) 책임자가 내무장관 동영상을 조작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더 가디언·BBC 등 복수 매체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도 연방의회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SNS 책임자 아룬 레디(Arun Reddy)는 지난 3일 밤 아미트 샤(Amit Shah) 연방정부 내무장관의 동영상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됐다. 문제의 영상에는 샤 장관이 남부 텔랑가나 주의 유세장에서 "인도국민당(BJP)이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을 연장하면 소수자에 대한 특정 사회적 보장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샤 장관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 이은 인도 내 '권력 2인자'로 불리며 BJP의 총선 유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샤 장관은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의 원본과 조작본을 게시하면서 "대중을 오도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의 배후에 주요 야당인 INC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지시가 경찰에 내려졌다"고 말했다.
INC는 레디의 체포를 인정하면서도 그가 동영상 조작에 연루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의회 의원인 마니캄 타고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레디가 체포된 것에 대해 "정권에 의한 권위주의 권력 남용 사례"라고 비판했다.
인도 경찰은 디지털 증거물 확보를 위해 레디의 전자기기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선거가 인도 최초의 인공지능(AI) 선거로 불리고 있는 가운데 동영상 조작 사건이 빈발하며 인도 총선을 뒤흔들고 있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레디 체포 전 이미 발리우드 배우들이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가짜 동영상 유포 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인도 경찰은 이미 아삼·구자라트·텔랑가나·뉴델리 주에서 가짜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의회 SNS 관계자 6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500여 명의 경찰이 온라인 콘텐츠를 감시 중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경우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다고 프라샨트 쿠마르 경찰청은 로이터에 전했다.
지난주 혼란을 낳은 또 다른 가짜 동영상에서는 요기 아디티아나트 우타르푸라데시주 총리가 "2019년 무장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주 경찰은 해당 영상에 대해 "AI가 생성한 딥페이크"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3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로드쇼'에 환호하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요디아 시민들의 모습. 이날 모디 총리는 선거 유세 활동의 일환으로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다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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