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원짜리 가짜 투자약정서로 투자자 속여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금광을 개발한다며 투자자에게 억대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업체 대표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4형사단독(판사 홍다선)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74)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부지법. [사진=뉴스핌DB] |
A씨는 23조 규모의 투자약정서를 보여주며 2018년 군산에 대규모 투자를 받아 공장을 신축하고 경기도에 금광 채굴 계획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 B씨를 속였다.
A씨는 일본인이 경기 연천군 고랑포구에 묻었다는 금괴를 찾은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해 해당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채굴 사업은 2006년 이전부터 발굴이 진행됐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태였다.
A씨는 "내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질석을 발포한 자재로 단열포를 제작하는 특허를 받아 1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해 군산에 공장 신축 계획"이라며 "이는 "이 계획은 경기 연천 지구에 있는 광물 채굴 사업과도 관련돼 자금이 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3개월 뒤에 변제하겠다면서 A씨는 B씨에게 3억원을 수표로 받았다. B씨는 "돈이 나올 것처럼 말하여 이를 믿고 3억 원을 빌려주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가짜 투자약정서를 가지고 피해자를 기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2015년에 C씨가 A씨에게 금괴가 발견되면 투자를 해주겠다며 투자약정서를 작성해 줬지만 2018년까지 약정서에 지급된 투자금을 지급한 내역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금광 채굴 사업 등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 투자금 등을 지급받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현실화될 만한 어떠한 구체적 사정이 없었다"면서 "투자약정서가 진정한 의사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투자금을 가까운 시일 내 현실적으로 지급받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어떠한 구체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가 보유한 특허를 이용해 투자 유치를 시도해 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자신의 변제능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편취의 범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