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MAU 19%↑ · 유료구독자 14%↑
4월 말까지 5개국서 $1~2 인상 예정
지난해 7월 12년 만에 첫 가격 인상
신규가입자 유치로 가격결정력 입증
이 기사는 4월 24일 오전 06시3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테크놀로지(종목코드: SPOT)는 가능한 한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구독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구독료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2018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온 스포티파이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진하는 모습에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장중 319.30달러까지 17.29%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4월 28일 기록한 52주 최저가 128.67달러에서 무려 148.15% 뛴 셈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602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올해 들어 61.51%, 최근 1년 사이 119.61% 각각 상승했다.
스포티파이 광고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재인용] |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4월 말에 영국, 호주, 파키스탄을 포함한 5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구독료를 한 달에 1~2달러 정도 인상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말에는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여름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프리미엄 구독료를 올린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가격 인상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며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치곤 했다.
지난해 7월 24일 12년 만의 첫 가격 인상으로 사용자가 이탈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회사는 계속해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가격결정력을 입증했다. 그러자 경영진은 가격 인상으로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며 지난 가격 인상 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추가 인상을 기획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수치만 봐도 전 세계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 수는 6억1500만명으로 3개월 전의 6억200만명에서 증가했고, 이중 유료 서비스 이용자 수는 2억3900만명으로 3개월 전보다 300만명 늘었다. 증가 속도가 이전보다 둔화되기는 했어도 사용자 감소가 아닌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파이가 그간 적자를 면치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사업 구조상 매출의 70%가량을 음원 저작권료 등으로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사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데다가 지난해 말에 오디오북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출판사 로열티까지 지불해야하는 만큼 이익률 손실이 불가피해 또다시 구독료 인상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포티파이는 고객이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오디오북이 포함되지 않은 더 저렴한 새로운 요금제도 도입할 전망이다. 현재는 프리미엄 구독자를 대상으로 오디오북 서비스를 한 달에 최대 15시간 제공한다. 이처럼 음악, 팟캐스트, 오디오북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프리미엄 요금제 뿐만 아니라 음악과 팟캐스트만 이용하는 베이직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에 고음질 서비스 등을 더한 슈프리미엄 요금제를 신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23일 뉴욕증시 개장 전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스포티파이는 더 많은 소비자층에 어필할 수 있는 규모에 도달한 만큼 다음 단계에서는 소비자에게 가능한 한 많은 유연성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확한 시기나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오디오북 전용 요금제나 음악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가치를 추가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의 소비자들이 우리가 추가하는 가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가격 대비 가치가 합당한 공정 가격은 얼마인지 끊임없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버코어 ISI의 마크 마하니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고객 메모에서 스포티파이가 한 달에 1달러씩 가격을 인상하면 내년 매출이 1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오디오북 전용 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오디오북 수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 실적을 전하면서 스포티파이가 수년간의 빠른 구독자 증가와 음악 스트리밍을 넘어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을 포함한 광범위한 오디오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노력 끝에 비용을 통제하고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스포티파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과 기타 이니셔티브 외에도 여러 차례의 정리 해고를 단행했다. 1월 전체 인력의 6%를 해고한 데 이어 6월 팟캐스트 인력 200명을 줄이고 12월에는 전체 인력의 17%(약 1500명)를 추가 감원했다. 회사는 경쟁이 치열한 팟캐스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한 후 앞으로는 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피보탈 리서치의 제프 울로다르자크 애널리스트('매수' 투자의견, 목표주가 $330→$390)는 23일 고객 노트에서 "예상보다 빠른 가격 인상을 고려할 때 스포티파이의 수익화 속도는 우리의 전망보다도 더 빨라지고 있다"며 "잉여현금흐름의 엄청난 증가로 2024년 수익화가 극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일 피보탈 리서치는 스포티파이 목표주가를 330달러에서 3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울로다르자크는 스포티파이의 가격 인상 및 수익 증대 능력이 입증된 가운데 음반사들이 더 높은 로열티를 요구할 리스크도 지적했다. 현재 미국에서 스포티파이의 요금제는 애플, 아마존, 구글의 유튜브가 제공하는 음악 스트리밍 요금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 대해 JP모간의 더그 앤무스 애널리스트('비중확대' 투자의견, 목표주가 $280→$320)는 "스포티파이는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음악, 팟캐스트, 마켓플레이스 전반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기 재무 목표인 매출총이익률 30~40%와 영업이익률 10%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스포티파이의 강력한 진보가 주가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모간스탠리의 벤자민 스윈번 애널리스트('비중 확대' 투자의견, 목표주가 $270→$350)는 22일 고객 노트에서 "스포티파이는 이제 막 수익성과 잉여 현금 흐름 창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인상되고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운영 레버리지가 더욱 분명해짐에 따라 2024년에는 훌륭한 제품에서 훌륭한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월가에서 '강력 매수' 컨센서스가 형성된 종목이다. 최근 3개월간 24개 투자은행(IB) 가운데 18곳(75%)이 '매수', 6곳이 '보유' 의견을 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271.76달러로, 이날 급등 랠리를 펼치는 바람에 23일 현재 종가인 303.49달러는 이를 이미 10.46% 앞질렀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