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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맹국들, 트럼프 2기 대비에 '분주'…"한국은 신중히 접근"

기사입력 : 2024년04월25일 03:06

최종수정 : 2024년04월25일 07:06

사우디 등 정상 직접 트럼프 접촉
독일 등 일부는 공화당 접촉으로 우회
"한국, 로비스트 활용 '은밀히' 트럼프 이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하는 미 동맹국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에 내세웠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자국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각국의 모습을 소개했다. 통신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자국의 이익을 지키거나 증진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들이 무역전쟁과 안보 동맹 변경, 이민 단속, 기후협약 탈퇴와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줄 수 있는 타격을 피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 MBS 등 정상 트럼프와 직접 대화

통신이 각국 외교관과 정부 관료들을 취재한 결과 멕시코에서는 정부 관료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한 인사들과 접촉해 왔다. 이들은 이민과 펜타닐 불법 거래, 합성 오피오이드의 미국 반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특수 부대를 적절히 활용해 멕시코 카르텔 지도부와 인프라를 공격할 것을 국방부에 명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멕시코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20년 개정돼 2026년까지 검토가 이뤄질 예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소식통들은 멕시코 여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차기 외무장관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25 mj72284@newspim.com

일부 지도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직접 접촉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최근 몇 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역시 이번 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리조트에서 그를 만났다.

일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날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가 뉴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정부 관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역 보호조치를 부활시키고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요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게임을 통한 유대관계 형성을 도운 하버드대 출신의 통역사 다카오 수나오를 파견할 것으로 전망된다. 

◆ 英·獨, 공화당 접촉 우회 경로

영국에서는 연말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노동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노동당 외무장관 후보인 데이비드 래미는 일전에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는 신나치 소시오패스"라고 비난한 바 있는데,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대비해 미 공화당과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영국 노동당 관계자는 래미가 차기 트럼프 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포함한 공화당 인사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 시 모든 수입품에 최저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독일도 우회 경로를 택하는 모습이다. 독일 정부는 트럼프 캠프와 직접 접촉하기보다는 친정인 공화당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 대서양 횡단 협력 조정관인 마이클 게오르크 링크는 오클라호마와 아칸소, 앨라배마, 인디애나의 공화당 주지사들을 만나 양국의 원활한 무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바이든 정부와 방위 협정을 체결한 호주 정부 내에서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케빈 러드 주미 호주 대사를 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그가 조금이라도 적대적이라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권을 되찾는다고 해도 러드가 대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그를 옹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호주 정부에 공격 잠수한 3~5척을 판매함으로써 호주가 핵 추진 잠수함 함대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도록 돕기로 했는데 현재 러드 대사는 이 같은 방위 협정이 파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 핵 안전 기구 설립 법안의 빠른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신중한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현재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전 한국 정부 관료는 바이든 정부가 해외 정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어 한국 정부가 로비스트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을 '은밀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어떻게 될지 등 무역 및 투자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해를 이해하고자 하는 한국인으로 워싱턴 D.C.가 붐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신에 따르면 일부 미국 동맹국들은 트럼프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 로비스트 브라이언 발라드가 운영하는 발라드 파트너스 등 트럼프와 가까운 로비스트들을 고용하고 있다. 발라드의 고객에는 일본과 콩고 공화국이 포함돼 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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