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데카에서 발매하는 데뷔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로 클래식 팬들을 만난다. 현재 가장 핫한 스타연주자이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은 겸손한 태도로 늘 피아노 앞에 앉는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팬들과 마주하는 소감을 밝혔다. 단 두 마디를 위해 7시간을 내내 연습하고, 첫 음이 심장을 강타하지 않는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한 치열한 과정을 들려줬다.
데카의 데뷔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최근 손에 무리가 와 일부 해외 공연을 취소했던 그는 "한 1~2주를 쉬니까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제 건반을 치는 데 아무 지장도 없다"면서도 "또 무리하면 아마 또 아파질 거기 때문에 좀 조절하면서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먼저 근황을 전했다.
"쇼팽: 에튀드는 정말 어릴 때부터 연습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10년 동안 속에 품었던 용암을 이제야 밖으로 내보내는 느낌이에요. 결론적으로는 굉장히 영광이고요. 이 레퍼토리를 허락해 주신 데카 분들에게 매우 감사드립니다."
임윤찬의 이번 앨범은 데카에서 처음으로 정규로 발매된다. 하지만 음반 녹음이 처음은 아니다. 온전히 본인의 솔로 연주로 채우는 과정이나 스튜디오 레코딩 과정에서 그간의 작업과 달랐던 점을 임윤찬은 천천히 얘기했다.
"일단 정말 훌륭한 디렉터와 함께했고 저의 중심을 굉장히 잘 잡아주셨어요. 연습한 걸 그냥 그 홀에서 막 제 마음대로 쳤어요. 하고 싶은 대로요. 막 근데 제가 가끔 너무 쇼핑이 남겨놓은 텍스트에서 벗어났다 싶으면 이제 디렉터분이 잘 잡아주셨죠. 그래서 밸런스를 잘 맞춰서 녹음했고 스튜디오의 장점은 하고 싶은 걸 여러 가지 한 다음에 그중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내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기분 좋게 끝냈어요."
데카의 데뷔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임윤찬은 앞서 쇼팽: 에튀드를 연습할 때 곡에 저마다의 스토리를 입힌다고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다른 곡을 연주할 때도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면서 곡을 해석하고, 푹 빠져서 연주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철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를 고민하는데 사실 쇼팽 에튀드뿐만 아니라 다른 곡을 연주할 때도 하는 작업이에요. 기존에 호르비츠가 한 굉장히 유명한 얘기가 음표 뒤에는 항상 숨겨져 있는 내용들이 있는데 항상 해석하는 사람들은 그 음표 너머에 있는 그 내용들을 반드시 알아야 된다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저도 그걸 했을 뿐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내용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굉장히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고민도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저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고민하고 구축해내는 편인 것 같아요."
이번에 녹음한 '쇼팽: 에튀드' 작품은 19세부터의 쇼팽의 청춘을 담은 작품이다. 비슷한 연배인 연주자 임윤찬이 이 곡을 치면서 어떤 마음으로 쳤을까. 또 그는 "근본있는 음악가들을 담고자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다"고 이번 앨범을 녹음한 이유를 밝힌 바도 있다.
"동년배로서의 공감보다는 24개의 곡을 내 캐릭터로 다 다르게 나누고 한 곡마다 심장이 어디있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어떻게 연습해 나갈지 더 중점을 뒀어요. 근본있는 음악가라고 하면 첫 번째는 스스로 믿음이 굉장히 깊게 깔려 있고 정말 두려움 없는 표현을 하는 사람이자 굉장히 진실되면서도 정말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가볍게 던지는 유머가 있는 음악가인 것 같아요. 또 하나는 귀가 들을 시간도 없이 그냥 심장을 강타하는 그런 음악들이 있어요. 그게 근본이라고 생각해요.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닐 거 같아요. 시대가 내린 현자들만이 축복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건데 저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해요."
데카의 데뷔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를 발매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더 신경쓴 곡이 있냐는 물음에 임윤찬은 "사실 저에게는 24곡이 다 너무 중요한 곡"이라면서도 "그래도 하나 생각나는 건 259번 디플랫 매니저"라고 말했다.
"그 곡을 녹음하는데 제가 왼손 등을 아예 바꾼 마디가 있어요. 어떻게 쇼핑이 쓴 텍스트를 바꿀 수 있냐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 왼손을 완전 다른 음악을 치시는 걸 보고 너무 매력적이어서 제가 녹음 때 한번 그렇게 아예 다르게 쳐봤어요. 근데 원래 그 디렉터 분이 다른 음을 치시면 되게 귀신같이 잡아내시는 분인데 이건 너무 매력적이라고 해주셔서 그 부분을 굉장히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임윤찬은 어느 곡에서는 단 두 마디를 연습하는데 7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임윤찬은 "7시간이 아닐 수도 있는 게 저는 그 두 마디를 하기 위해서 하루 종일 생각하고 연습을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두 마디 하는 데 7시간 연습하냐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첫 음을 물을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거잖아요. 그래서 만약 심장을 강타했다 그러면 다음 음으로 넘어가는 거죠. 심장을 강타했다면 첫 번째와 원점을 연결을 해서 연습하고 그 연결은 그 두 가지가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다시 하는 거고, 제 심장을 강타했다면 세 번째로 넘어가는 거죠."
앨범 발매 후 임윤찬은 21일(현지시각) 카네기홀 데뷔 무대 프로그램으로 쇼팽의 에튀드를 연주한다. 이어 6월 7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리사이틀에 나선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