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손흥민의 친정팀…알론소 감독 취임 1년 6개월만의 기적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네버쿠젠'으로 불렸던 독일 프로축구 바이어 레버쿠젠이 창단 120년 만에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했다.
[레버쿠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레버쿠젠 사비 알론소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4.04.15 zangpabo@newspim.com |
[레버쿠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레버쿠젠 선수들이 알론소 감독에게 맥주를 퍼부으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2024.04.15 zangpabo@newspim.com |
레버쿠젠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분데스리가 29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 홈경기에서 플로리안 비르츠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비르츠는 2-0으로 앞선 후반 23분, 38분, 45분 잇따라 골을 넣으며 우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25승 4무(승점 79)룰 기록,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20승 3무 6패)과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렸다. 남은 5경기에서 뮌헨이 모두 이기고 레버쿠젠이 모두 져도 두 팀의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1904년 제약회사 바이엘의 노동자들이 주축이 돼 창단한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5차례(1996~97, 1998~99, 1999~00, 2001~02, 2010~11)나 준우승에 그쳤다. 이에 절대 우승 못할 팀이라는 뜻의 '네버쿠젠(Nekerkusen)'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레버쿠젠은 1980년대 차범근의 소속 팀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두 시즌 동안 활약했다. 차두리, 류승우 등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우승 경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차범근이 활약했던 1987~88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1992~93시즌에에는 독일축구협회(DFB)-포칼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우승이라고 해봐야 31년 전 일이다.
그동안 리그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레버쿠젠은 사비 알론소 감독이 2022년 10월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레버쿠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알론소 감독이 팀의 5-0 승리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2024.04.15 zangpabo@newspim.com |
[레버쿠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우승 순간을 즐기고 있는 관중들. 2024.04.15 zangpabo@newspim.com |
[레버쿠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120년만의 첫 우승을 즐기고 있는 관중들. 2024.04.15 zangpabo@newspim.com |
알론소 감독은 첫 해인 2022~23시즌 팀을 유로파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29경기 무패(25승 4무) 행진을 벌였다. 그는 리버풀(잉글랜드), 뮌헨 등으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은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지만 레버쿠젠에 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레버쿠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5경기에서도 무패를 이어간다면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무패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최근 11회 연속 우승을 포함해 32번이나 정상에 오른 뮌헨도 무패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유럽 5대 리그 전체를 찾아봐도 무패 우승은 흔치 않은 기록이다. 2000년 이후로는 2003~04시즌의 아스널(잉글랜드)과 2011~12시즌의 유벤투스(이탈리아)만 달성했다.
레버쿠젠은 트레블(3관왕) 달성을 꿈꾸고 있다. 현재 DFB-포칼 결승에 오른 상태다. 내달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을 상대로 '도메스틱 더블(국내 2관왕)'에 도전한다.
UEFA 유로파리그 우승 가능성도 열려있다. 레버쿠젠은 8강 1차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2-0으로 이기고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뮌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해리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해 공수를 강화하며 리그 12연패에 도전했으나 레버쿠젠의 돌풍에 막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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