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집행부 길들이 일환이다" 반발
군의회 "효과 미비한 사업 등은 삭감"
[의령=뉴스핌] 남경문 기자 = 경남 의령군이 편성한 2024년도 제1회 추경안을 의령군의회가 대폭 삭감하자 집행부 및 노조와 의회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초 군의회가 6급인 A씨를 5급 사무관 발령하면서 집행부 및 의령공노조와 갈등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령군의회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고, 373억원 중 약 23.7%에 해당하는 88억원을 삭감했다.
하종덕 경남 의령군 부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이 지난 11일 군청 2층 회의실에서 추경안 삭감과 관련해 군의회에 삭감 이유를 묻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2024.04.11 |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여섯 번의 추경 예산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군의회는 "이번 추경이 예산안 심사에서 사업 시기가 미도래했거나, 추후 사업을 진행해도 지장이 없는 예산과 사업효과나 효율성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는 예산을 위주로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군은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예산도 반납할 처지에 놓이자, 이를 '집행부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기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이하 의령공노조)도 힘을 보탰다.
의령공노조는 12일 성명을 내고 "의령군의회는 예산 갑질 중단하고, 군민을 위해 일하라"고 촉구했다.
의령공노조는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공무원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데, 의령군의회는 사업효과 불확실, 불요불급 등의 이유로 청년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면서 "시도도 안 해보고 불확실, 미비, 불요불급을 말하는 것은 자신들만의 이권이고 자만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추경에 제출한 예산들은 모두 의령군 주민들의 편익과 복리 증진을 위한 사업들이고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들이다"라고 규정하며 "의령군의회가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예산 심의를 정치적 이해관계나 본인들의 개인적 감정을 내세우는 듯한 경향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의령공노조는 "다시 한번 의령군의회에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과거 막말과 폭언에도 사과하지 않았던 해당 의원들을 볼 때 의령군을 대표하고 의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맹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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