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GAM 일반

속보

더보기

[GAM]AI 혁명은 물가와 금리를 어디로 이끌까③

기사입력 : 2024년04월04일 16:10

최종수정 : 2024년04월04일 16:11

고용 충격과 디플레이션적 미래?

이 기사는 3월 26일 오후 4시4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②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5. AI와 고용

AI는 고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논쟁적인 이슈 가운데 하나다.

몇가지 선행 연구가 있다. 골드만삭스의 작년 3월 보고서는 "유럽과 미국의 직업 데이터에 바탕할 경우 현재 일자리의 대략 3분의 2가 어느 정도 AI 자동화에 노출돼 있다"며 "생성형 AI가 현재 일자리의 최대 4분의 1을 대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나아가 이러한 추정을 글로벌 고용시장에 대입하면 전 세계 3억개 일자리(전체의 18% : 신흥국의 경우 AI에 노출된 직군 비중이 낮은 점을 감안)가 AI로가 대체될 수 있다고 했다.  골드만의 이러한 추정은 더 광범위한 자동화(로봇공학 진화에 따른 노동대체)를 포함하는 다른 기관의 연구물과 달리, 생성형 AI의 영향만 다루고 있다. 그래서 보수적 추정이라 평할 수도 있다.

현재 직업의 3분의 2 가량이 부분적으로 AI에 의해 자동화될 수 있다 [사진=골드만삭스]


맥켄지는 AI가 현행 근로 시간의 60~70%를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만큼의 고용 대체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웰스파고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다양한 연구에서 보여주듯 생성형 AI는 교육 수준이 높은 근로자, 즉 고임금 `화이트 칼라` 직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상위 20개 직업에는 교사와 텔레마케트, 정치 과학자(정치학자), 중개자, 판사, 심리학자 등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물론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 등은 AI의 도입이 고용시장에 파멸적 결과를 낳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과거 크고 작은 기술혁신들에서 경험했듯 새로운 일자리가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기존 일자리에서 이탈한 이들을 흡수할 것이라고 봤다.

골드만은 "오늘날 일자리의 60%는 1940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지난 80년 동안 고용 증가의 85% 이상이 기술 중심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혁신이 고용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난 75년간 미국의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4500만명에서 1억5630만명으로 증가했다 [사진=웰스파고]

웰스파고 역시 AI가 1990년대 IT혁명과 같은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그에 따른 매크로 영향은 "실질GDP와 실질소득, 그리고 전반적인 고용의 가속화일 것이라고 역사는 말한다"고 했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48년 4500만명에서, 75년간 기술혁신을 거듭하며 현재 1억5630만명으로 불어나 있다고 했다.

어느 시대나 노동을 대체할 기술혁신은 이뤄져 왔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했던 `고용 종말론`은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말("내 죽음에 대한 보도는 크게 과장됐다")처럼 과장된 것으로 판명났다고 덧붙였다.

7. 고용 충격과 디플레이션적 미래?

이들의 희망회로와 달리 과연 이번에도 그러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AI 보급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세상을 실제 마주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AI의 고용 대체 과정이 점진적이거나 주요국의 노동가능인구 감소를 상쇄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혹은 AI가 기존 노동력을 크게 대체하지 못하고 보조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은 완만할 것이다. 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기존 일자리의 소멸 속도가 더 빠르다면 그리고 이 변화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고통을 피하기 어렵다.

그 고통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고용 생태계에 대사멸(Permian extinction)을 불러오는 충격적 사건일 수도 있다 - 웰스파고는 과장된 상상이라 했지만.

완만하든 급격하든, AI 보급에 의한 실업률 증가와 고임금 직종(화이트칼러)의 감소는 기본적으로 가계 구매력에 타격을 가한다.

미국의 실업률 추이 [사진=koyfin]

여기에다 AI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의 결과물(늘어난 부가가치)이 소수 기업과 특정 계층에 의해 독점된다면, 그리하여 노동에 대한 보상(분배)이 오히려 낮아진다면 소비는 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경제 전체로는 AI가 생산성과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린다 해도 소비성향이 높은 대중에게 돌아갈 몫이 변변치 않다면 소비는 위축되기 쉽다.

이는 디스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적 미래에 해당한다.

위축된 소비는 미국의 경기를 가라앉혀 금리를 끌어내리게 된다.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면 생산성 증대에도 (자금공급 증가, 즉 자금공급곡선의 우측 이동으로) 실질 중립금리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런 전개가 AI 도입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마찰에 불과할지, 새로 만들어질 일자리에 의해 순조롭게 완충될지는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당장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에선 연초부터 감원 발표가 잇따랐다 - AI가 일부 직원을 대신하게 됐다.

실질금리와 저축 및 투자 곡선 [사진=리서치게이트]

8. 재정정책은

AI의 전면 도입이 실업자 폭증과 심각한 사회 불안을 야기할 경우 정치는 어떻게 작동할까. 여야불문 다음 선거를 생각하면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 젠슨 황이나 옆집 톰에게 주어진 표는 동일한 한 표다. 당장 손쉬운 방책은 재정을 풀어 실직 가계를 보조하는 것이다. (고용 충격에 대비해 실업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경우에도 재정지출은 늘어난다)

AI 진화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그리하여 AI발 고용충격이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현재 재정적자가 심각하다. 작년처럼 완전고용과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고성장세 하에서도 재정적자는 GDP의 6.5%에 달했다. 실업이 급증해 경기가 얼어붙으면 다시 재정정책을 가동하라는 정치적 압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렇게 재정적자는 더 악화된다.

연준도 손놓고 있을 수 없다. 금리 인하와 함께 양적완화(QE)를 재개해야 할 수 있다. 재정적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가동되는 QE는 한층 부채 화폐화의 색깔을 띠게 된다. 이는 `화폐 오염`을 의미한다.

언제 어디서든 인플레이션은 화페적 현상이다. 당장 CPI 바스킷에 포함된 품목들의 가격을 끌어올리지는 못하더라도 자산가격을 밀어올리는 장약이 될 수 있다. 재정정책의 강도에 따라서는 시차를 두고 다시 인플레이션을 밀어올릴 수도 있다. 이런 화폐 오염이 장기화할 것이 겁난다면 화폐 자산이 아닌 비 화폐 자산을 사야 한다.

금 선물과 비트코인 추이 [사진=koyfin]

물론 이러한 미래는 월가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가깝다.

여전히 많은 AI 담론은 불완전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대가 실제 어느 정도일지, 그 발현 시점이 언제일지(직군별 저항과 규제가 AI 보급을 가로막지는 않을지), AI의 물가상승률 억제력이 어느 정도일지, AI가 노동을 얼마나 대체할지 많은 게 미지의 영역이다.

매크로 환경을 좌우할 요소에는 AI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지정학적 이슈, 인구동태 변화 등 다른 굵직한 변수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 2년만 비가 오지 않아도 AI보다 매크로에 더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요 변수별 상호 관계를 따지고 무엇이 본류이고 지류인지 판단하는 것은 시기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참고로 웰링턴 운용은 "AI 도입으로 외국인 근로자와 해외 공급망 의존이 줄면서 탈세계화가 가속화해 오히려 전체 생산성을 저하시킬 위험도 자리한다"고 했다. BNP파리바는 "AI발 생산성 증가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기여하겠지만 통화와 재정정책이 그 힘을 상쇄할 수 있으며 탈세계화와 기후변화정책, 인구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더 큰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했다. 

 

 

osy7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