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초 대비 美日 ETF 수익률 30% 넘겨
동기간 한국 시장 지수 추종 ETF는 19% 그쳐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한미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랠리와 공급망 개편으로 활황세를 누리는 미국·일본과 달리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갇혀 있는데, 이러한 시장 상황이 ETF 시장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등 한국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작년 1월 이후 수익률은 1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34%)과 일본(30%)에 비해 2/3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3.26 stpoemseok@newspim.com |
양국의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6개월 전인 작년 9월 26일 한국 시장 지수에 투자하는 ETF의 수익률은 7.33%였고, 미국과 일본 ETF의 경우 순서대로 11.74%와 13.51%를 기록했다. 4%대였던 수익률 차이가 10%대 이상으로 벌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한미일 증시 분위기가 ETF 시장에도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증시가 저조한 경제성장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등으로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미국과 일본 증시에는 AI 랠리와 수출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각각 14.14%와 11.56%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지수와 닛케이 지수가 39.21%와 47.37% 오른 것과 대비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ETF 시장도 결국 개별 국가의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며 "한미일 3국의 자본시장 사정이 ETF 시장에서도 나타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과 일본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는 반면 아직까지 한국 증시는 뚜렷한 반등이 없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앞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승 동력이 남아 있는 미국·일본 시장과 달리, 한국 시장의 반등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 않아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시장 지수가 많이 올라왔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며 "고점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있긴 하지만 지금이 고점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ETF도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일본 대표 지수가 5%대 올랐고, 반도체 관련 업종에 투자하는 ETF는 10%대 오르는 등 시장 상황이 좋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 증시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결국 주가가 오르려면 실적이 올라야 하고, 수출 중심인 한국의 경제 구조상 기업 실적이 오르려면 수출이 늘어야 한다"며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서 벗어나려면 국내 기업의 수출부터 늘려야 하는데 아직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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