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 회복 전망
전삼노, 기본인상률·휴가확대 이견에 쟁의 돌입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이어진 사상 초유의 실적부진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 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4조원대 영업이익 회복했는데…'노조 리스크' 직면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는 4조7989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64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4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도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만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 부문의 경우 지난해 14조800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 2000~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핌 황준선 기자] |
삼성전자는 다시 실적 상승세에 접어들었지만 '노조 리스크' 난제에 빠졌다. 업황 회복 분위기를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려 하지만,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와 교섭을 매듭짓지 못하면서다. 삼성전자는 기본인상률을 3%로 애초 제시한 2.5% 대비 상향했으나 노조 요구(6.5%)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 장기근속휴가, 난임휴가 등 휴가 확대 관련해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날부터 쟁의 상황에 돌입, 다음달 5일까지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조합원 과반 찬성 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조정 중지 결정으로 노조는 찬성율 50%만 넘어도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홍보트럭, 현수막, 대자보, 피켓 등을 준비하고 온라인 홍보물, 전국사업장 홍보 선전 등으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전삼노는 현재 서초사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이 있는 이태원, 타워팰리스, 신라호텔 등에서 집회신고도 마쳤다.
전삼노 측은 노조 사이트에 공지사항을 통해 "조합원들이 쟁의 찬반 투표에 동참해 역사적인 첫걸음에 함께 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전체 조합원 수의 50%가 찬성을 한다면 우리는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보장받게 된다"고 말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의 쟁의 찬반 투표 포스터. [사진=전국삼성전자노조] |
◆ 창사 이례 첫 파업 가능성…"막대한 경제적 타격 예상"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이는 1969년 창사 이례 첫 파업 사례가 된다. 삼성전자는 창사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파업을 겪은 적이 없다. 노조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쟁의 조정을 신청해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파업에 나서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이 삼성전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1532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고용 규모인 12만4804명의 17.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관계사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단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며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이 중단될 경우 재가동하기까지 시일이 소요되고, 결국 막대한 규모의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