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생물보안법 통과…중국 거래 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티팜 등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바이오 패권 경쟁으로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모이는 가운데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 6일 중국 특정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 정보를 우려기업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IT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까지 중국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법안은 거래 제한 바이오기업으로 중국의 BGI(베이징유전체연구소)와 계열사 MGI 및 컴플리트지노믹스,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을 지목했다. 이 기업들의 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회사들과의 계약까지 금지한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가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대체할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론된다. 양사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 중 규모와 매출 순위가 비등해 경쟁업체로 비교된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에 3개 시설을 운영하며 신규 수주를 확대해왔다. 신규 수주 현황 국가 중 북미가 55%로 미국 의존도가 높다.
이에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되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수주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넘어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내년 4월 가동을 목표로 5공장을 짓고 있어 생산 규모에 있어서는 우시바이오로직스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분야의 에스티팜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우시앱텍 자회사인 우시STA가 올리고 CDMO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은 생산 시설을 증설하기 위해 제2올리고동 신축에 나섰으며 1단계는 내년 7월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또한 해외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총 15만4000L의 생산 캐파(용량)를 갖췄으며 최근 셀트리온과 CMO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CDMO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 효과를 누리겠지만 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박수만 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며 "후지필름을 포함한 일본 기업들도 미국에 현지공장을 짓고 있고 다른 글로벌 빅파마도 CDMO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바이오시밀러 생산 투자에 적극적"이라며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 등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산업적 관점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2년 미국 상무부가 우시바이오를 수출입 미검증 목록(UVL)에 포함시킬 당시 이미 국내 바이오업계가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정부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바이오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정부의 지원과 관심은 부족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전력이 모자라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