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생들과 학사운영 정상화 논의할 것"
교수들 "학생없이 의미 없어, '집단사직'가능성"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각 의대 학생 대표들에게 학사운영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과 수업 거부 움직임이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1일 이 부총리가 각 의대 학생 대표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대표에게 연락해 대화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총 3401명의 의대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6일 오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건물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한편 의대생들의 단체 행동도 이어지고 있으며 5일 오후 6시까지 정상적으로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총 5401명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 8793명)의 28.7% 수준이다. 2024.03.06 yym58@newspim.com |
교육부 관계자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실무 차원의 협상이기보다 부총리께서 직접 의대협 학생들을 만나 현재 교착돼 있는 학사 운영에 관련된 부분들을 풀어나가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는 13일 오후 6시를 기한으로 의대협에 답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는 14일은 일부 의대 수업 일수가 4분의 1이 지나는 시점이다. 전국 의대 교수협회에서는 이날이 지나면 집단 유급에 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별로 수업 주 수를 채우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14일이 유급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19일부터 전국 의대생들이 동맹휴학과 집단 수업 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선 뒤 교육부는 각 의대에 '학사일정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요청하고 있다.
또 동맹휴학은 휴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와 관련한 휴학 신청은 허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집단 유급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의대생 간 대치 국면이 길어질수록 의대생 집단 유급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향후 의료인력 수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
이 때문에 이 부총리는 대학 총장과 교무처장을 여러 차례 만나 의대생 설득에 나설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의과대학 교수들조차 집단 사직 움직임을 가시화하면서 교육부가 학생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집단행동 방향을 결정하는 긴급총회를 열고 다른 의대 비대위와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 긴급총회에서 사직서 제출을 포함한 항의 방식을 논의했다. 김창수 의대 교수협의회장(연세의대 교수)은 "전공의와 학생 없이 교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자발적으로 사직하겠다는 교수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휴학계를 제출한 학생은 지난달 28일까지 1만 3698명으로, 전체 29% 수준이다. 10일까지 정상적인 휴학 절차를 지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5446건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28일 이후 유효 휴학 신청 건수만 집계해 발표하고 있는데, 유효 건수에서 제외된 학생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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