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고속 성장에 업계 질서 재편
'역직구' 활로 모색하며 반격 노리기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국발 전자상거래 앱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등장으로 이커머스가 재편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우수 판매자를 유치하며 알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반면 일부 업체에서는 글로벌 외연 확장을 통해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앱 사용자 수가 모두 대폭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알리의 사용자는 818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사용자 355만명과 비교하면 130% 증가한 수치이다.
테무와 쉬인도 각각 사용자 581만명, 68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알리 K베뉴에 입점한 매체들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2024.02.29 whalsry94@newspim.com |
◆ "판매자 뺏길라"…너도나도 수수료 절감 혜택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가 판매자에게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세우고, 다수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 국내 판매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업계는 너도나도 수수료 절감 혜택을 내세우며 '판매자 지키기'에 나섰다.
판매 수수료를 낮추거나, 신규 입점 셀러에게 특정 기간동안 수수료 0%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광고비를 지원하는 등이다.
'우수 판매자 모시기'는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과열되며 진즉부터 시행되던 정책이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부터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판매자에게 상품 주문 금액이 1000만 원에 도달할 때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티몬은 지난 2019년 8월 이후 최대 60일간 판매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다만 알리나 테무의 등장으로 느긋하던 업체들까지 모두 수수료 절감 혜택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 플랫폼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국내 업계로서는 상품의 양은 넓히고 질은 높인다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당장에 수수료를 덜 걷더라도 일단 '살아남기' 전략을 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위시 쇼핑앱 [사진=큐텐] |
◆"위기를 기회로" 외연 확장 나선 업체
일부 업체는 오히려 내수 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중 '역직구'에 몰두하는 업체가 많다. 중국발 플랫폼이 들어왔으니 반대로 한국 제품을 해외로 적극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큐텐은 2300억원을 들여 미국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큐텐은 사실상 세계 전역에 우리 상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위시는 200개 여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며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 G마켓은 역직구 플랫폼 'G마켓 글로벌샵'을 통해 MOU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주요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력하기 위해 접촉 중이고, 11번가 또한 새로운 형태의 역직구 플랫폼을 고안 중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류에 따라 패션과 뷰티도 해외에서 수요가 많았으니,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성이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국내에서 알리나 테무에 대응하는 것보다 역직구 방안을 고안하는 게 현 시점에서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