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윤석화 이어 현 김기태 발행인이 이끌어
조성진, 임윤찬 등 세계적 연주자들의 산실
"정부나 기업의 지원도 없이 40년간 이어온 건 기적"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클래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예술종합 월간지 '객석'이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1984년 3월 2일 창간한 월간 '객석'은 통권 121번째인 2024년 3월호를 내면서 클래식 전문지로는 최초로 40년간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발행한 잡지가 됐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클래식 전문 월간지 '객석'이 3월호로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사진 = 월간 '객석' 제공] 2024.03.05 oks34@newspim.com |
정부의 특별한 지원이나 기업 후원 없이 월간지가 40년 동안 한 호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온 것은 대단히 기록이다. 많은 공연지의 폐휴간을 겪으면서도 지난 40년간 대한민국의 공연에술사를 꿋꿋이 기록해온 '객석'의 역사는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아카이브가 아닐 수 없다. '객석'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소프라노 조수미 등을 비롯하여 조성진, 임윤찬 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필수적으로 거쳐 가는 전문음악잡지로, 많은 음악 애호가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객석'은 1984년 3월 예음문화재단 최원영 이사장이 창간했다. 예원학교를 운영하던 최이사장은 '시사저널', 'TV저널'등의 잡지와 함께 '객석'을 창간하여 15년간 운영하면서 클래식 음악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 윤석화가 IMF 시절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 '객석'을 이어받아 15년간 경영했다. 이후 김기태 발행인이 이어받아 10년째 경영하고 있다. 김기태 발행인은 잡지를 만든 경력은 없지만 항공사를 경영하며 얻은 운영의 경험을 살렸다. 또한 '주부생활' '우먼센스' '싱글즈' '트레블러' 등의 잡지를 40년 넘게 제작하며 잡지 제작의 노하우를 쌓아온 이형옥 편집인이 함께 참여해 '객석'이 음악계에 기여해 온 뜻을 이어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객석'은 최원영, 윤석화 발행인에 이어 김기태 발행인이 인수하여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2024.03.05 oks34@newspim.com |
인수 초기에는 윤석화 대표가 세운 대학로 '정美소'에서 사무실을 운영했으며, 2014년 3월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행사도 이곳에서 개최했다. 대학로에서 2년을 더 머문 후, 2015년 인사동으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는 서울역 근처 중림동에 터를 잡았다.
2014년 1월 호는 더 많은 대중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하는 인수자의 뜻이 엿보인다. '객석' 최초로 일류 패션 사진작가 조선희가 촬영한 뮤지컬 배우 조승우가 커버에 등장했다. 이후에도 사진작가 홍장현·김용호가 촬영에 참여하는 등 이미지의 고급화를 꾀했다.
내지 또한 개편이 진행됐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본문 글에 산돌체를 적용했으며, 영상 링크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지면에 함께 제공하여 독자들의 음악 감상을 적극 도왔다. 유수의 콩쿠르 우승과 함께 젊은 음악인들을 조명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면도 늘었고, 책을 섹션별로 구획화 하는 작업에도 돌입했다.
줄어들었던 해외 통신원을 대거 모집, 책의 앞부분에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이탈리아·영국·미국·일본 등 전 세계 각지로부터 도착한 따끈한 소식을 실었다. 책의 중간에는 공연·음반을 리뷰한 '객석 초이스', 후반부에는 다양한 연재를 담은 '객석 라이프'(이후 라이브러리로 명칭 변경)를 고정적으로 배치해, 정보 확인의 편의성을 높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객석'이 창간 40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집 시리즈. [사진 = '객석' 제공] 2024.03.05 oks34@newspim.com |
김기태 발행인은 "두 분의 전 발행인의 헌신이 없었으면 40주년은 불가능했다"면서 "클래식을 비롯한 공연문화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어려웠던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사실 저는 '객석'을 인수하기 전까지 음악에는 문외한이었습니다. 미술을 좋아해서 화랑과 전시회를 자주 방문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미술 서적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아 갔지요.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그림을 한두 점 구매하다가 결국엔 컬렉터의 반열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객석'을 인수하면서 미술은 자연스레 멀리하게 되었고, 음악을 가까이하면서 두 예술을 비교하게 되더군요."
김기태 발행인은 "미술계에서 좋은 전시회가 열리면 수만 명은 물론 수십만 명이 전시회장을 찾곤 한다"면서 "반면 음악계는 과거나 지금이나 청중 확보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클래식의 대중화는 어렵다'라고 단정 짓는다"고 말했다. 그는 "클래식도 미술계처럼 대중화를 향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50주년이 됐을 때는 클래식계가 좀 더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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