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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비전프로' 나올까…전자·디스플레이 업계의 XR 시장 도전

기사입력 : 2024년02월17일 08:11

최종수정 : 2024년02월17일 08:11

LG전자, XR 전담 부서 개설해 전문 인력 모집
삼성전자, 구글·퀼컴 협업해 XR 헤드셋 개발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애플 '비전프로'를 출시하면서 확장현실(XR) 시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 전자·디스플레이 업계는 XR 기기를 고부가가치·차세대 디바이스로 주목, 개발·출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 비전프로는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사전판매를 시작한 후 약 열흘만에 20만 대 넘는 판매량을 올렸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웃돈 거래까지 이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전프로의 공식 판매 가격은 3500달러(466만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호가가 1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비전프로는 현존하는 XR 기기 중 가장 진보된 제품으로 평가된다. 비전프로에는 초고해상도 올레도스가 탑재되는데 화면 크기가 1인치(3.3㎠)보다 작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다. 이 제품은 작지만 선명한 화질로 몰입감 넘치는 화면을 제공해 XR 기기 등에 적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올레도스는 기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유리 기반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실리콘 웨이퍼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드는데, 화소 밀도를 높이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다.

애플의 비전프로. [사진=블룸버그]

비전프로는 실제 화면 크기는 작지만 수천개의 화소가 조밀하게 배치돼 큰 화면으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한다. 실제 1인치당 화소수는 3391개(PPI)로 갤럭시S24울트라가 501개인 데 비해 픽셀 집적도가 6배 이상 높다. 

올레드 기술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 전자·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올레도스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먼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를 통해 0.42인치 3500PPI 올레도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현재 LX세미콘·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올레도스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HE사업본부 내에 전담부서를 만들고 최근 XR 전문 인력 모집에 들어갔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오는 18일까지 'XR 디바이스 상품기획 전문가'와 'XR 디바이스 사업개발 및 영업전문가'를 모집하는 내용으로 LG그룹 채용사이트인 'LG커리어스'에 채용 공고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소니가 사용 중인 화이트 올레드(W-OLED) 방식보다 더 진보한 RGB 방식의 올레도스를 올해 최초 공개했다. 지난해 이를 위해 미국 RGB 올레도스 전문기업인 이매진(eMagin)을 인수하고, 전담팀을 별도로 꾸려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구글, 퀄컴 등과 함께 XR 헤드셋을 개발하기 위한 사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직에는 100여 명의 인원이 소속됐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구글·퀄컴이 합작한 XR 기기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XR 생태계 활성화는 투자뿐만 아니라 부품·콘텐츠 산업 간 파트너십이 관건"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만큼 완성도 높은 한국판 XR 기기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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