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법안, 트럼프 반대 제동에 좌초
민주, 분리 예산 법안 상정 추진...하원 통과 미지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상원이 초당적으로 마련한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및 국경-이민 강화 패키지 법안이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7일(현지시간) 부결됐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및 국경 강화 패키지 법안을 절차 표결에 상정했지만, 찬성 49대 반대 50으로 부결됐다.
상원 본회의에서 패키지 예산 법안의 표결이 이뤄지기 위해선 절차 표결에서 60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여당이자 다수당인 민주당이 51석, 공화당이 49석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상원의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 등 동맹 지원과 멕시코 국경 및 이민 관리 강화를 위한 예산을 통합한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1천18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예산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00억 달러와 이스라엘 지원 예산 140억 달러는 물론 공화당의 요구가 반영된 국경 관리 예산 200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합의안이 발표되자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 트럼프 강경파 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상원의 초당적 합의안이 "민주당에게는 위대한 선물이고, 공화당에게는 죽으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오로지 바보, 아니면 극좌파 민주당원들이나 이 끔찍한 국경 법안에 찬성 투표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친트럼프 의원들도 패키지 법안에 담긴 국경 및 이민 강화 내용이 턱 없이 부족하다면서 패키지 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당내 반발이 확산되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 대표도 결국 "패키지 예산을 법제화할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반면 민주당의 슈머 원내대표는 패키지 법안에 반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비판하면서 이날 절차 표결 상정을 강행했지만, 공화당 의원 전원은 이에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민주당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예산만 별도로 분리한 법안을 이날 중 상원에 상정한다.
로이터 통신 등은 공화당내에서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는 기류가 있기 때문에 이 분리 예산 법안은 60표 이상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하원의 다수당인 공하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소속 의원들은 패키지 법안은 물론, 조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 법안이 상원에서 처리되더라도, 하원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