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최대 실적…기술 수출 영향
대한뉴팜·화일약품 등 수익성 악화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지난해 실적 발표를 두고 제약업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상위 제약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적자와 매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올해 영업 확대와 비용 절감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상위 제약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590억원으로 상위 1위를 차지했으며 종근당은 매출 1조6694억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한미약품 또한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대웅제약은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 3개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JW중외제약 또한 매출 7500억원, 영업이익이 996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항암제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인 보령 또한 지난해 매출 8596억원과 영업이익 683억원을 달성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상위 제약사 대부분은 기술 수출과 매출을 일으킨 신약의 선전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찍었다. 이와 달리 아직까지 소수의 주력 의약품에 의존하며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에 투자해야 하는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경기 침체 여파와 추징금 문제 등까지 더해져 매출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제약품은 지난해 매출은 1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국제약품은 적자 전환 배경으로 영업조직 구조조정 및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추징급 납부를 꼽았다. 지난해 말 영업대행사 체제를 가동하면서 지급 수수료 등이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바이오시밀러 관련 연구개발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적자로 돌아선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이 1926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해 성장세를 보였으나, 의약품 약가 인하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대한뉴팜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2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31.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124억원으로 48.7% 줄었다.
대한뉴팜은 "주요 핵심 제품의 매출 증대와 체계적인 유통망 관리로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추납세액과 경상연구개발비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화일약품은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나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1% 줄었다. 상신리공장의 생산량 감소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으나, 2022년 9월 상신리공장 건물 화재 발생에 대한 화재보험금 수령으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올해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원료의약품 49품목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행정처분을 받아 악재가 겹쳤다는 평가다. 이에 화일약품은 "행정처분으로 인해 당사의 매출 등 운영에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업손실로 수익성이 악화돼 적자로 돌아섰던 유유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억2200만원 발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매출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실적 악화 요인들을 제거하고 'e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해 영업효율을 높인 결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실적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비용을 줄이고 탈모치료제 'YY-DUT'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까지 지속돼 일부 중견·중소 제약사들에게 호실적은 거리가 먼 얘기"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지만 임상 중단과 이슈 발생 등으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비용절감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