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20여명이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가 더뎌지고 있다. 4.10 총선이 60여 일 남은 시점에서 의원들이 소환 조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빠른 수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신정인 사회부 기자 |
최근 검찰이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 7명을 대상으로 출석 요청서를 발송했으나 모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준비로 바쁘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총선을 앞두고 조사받으면 당이나 개인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까 사리는 분위기다. 결국 의원들의 조사 일정은 총선 이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검찰은 원칙론적 입장만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간 브리핑을 통해 "신속히 사안의 전모가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대한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등의 말만 반복해왔다.
의원들의 출석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총선'을 언급하는 대신 "여러 개인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렇다 보니 법조계에선 수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정치적인 이슈라 (검찰이) 완급을 조절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질질 끌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너무 신중한 태도를 보이니 자칫 수사 속도를 의도적으로 조절한다고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최후 수단으로 강제 구인이라도 진행해 수사에 속도 내야 한다. 물론 국회의원들이 불체포 특권을 갖고 있어 국회 동의 절차를 거치는 등 상황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들에게 압박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면 고려해 볼 만 하다.
지난달 31일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고무적이고 향후 수사에 도움 될 것"이라고 했다. 범죄 혐의점이 더 분명해진 만큼 수사도 탄력받아 진행해야 한다. 적어도 늦은 수사 탓에 국민들이 수수 혐의를 가진 의원들을 뽑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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