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걷는 홈쇼핑 업계, 2024년도 송출 수수료 협상 돌입
"가격 현실화 필요", "제도 마련" 등 목소리 나와
올해도 협상 난항 겪을 듯…'탈TV' 기조 강화되나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TV 시청 인구 감소로 실적 위기를 맞은 홈쇼핑 업계가 송출 수수료 협상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협상에 실패할 경우 모바일로의 이전을 준비 중인 홈쇼핑이 더 이상 TV 플랫폼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V홈쇼핑 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 간의 2024년도 송출 수수료 협상이 시작됐다. 협상은 보통 하반기까지 이어진다.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홈쇼핑 업계에 송출 수수료는 큰 부담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의하면 TV홈쇼핑 7개 사의 방송 매출액은 2018년 3조1047억원, 2019년 3조1462억원, 2020년 3조903억원, 2021년 3조115억원, 2022년 2조8998억원으로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감소했다.
하지만 송출 수수료는 2012~2022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8.2%씩 꾸준히 인상돼 왔다. 송출 수수료는 TV홈쇼핑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채널 사용료로, 홈쇼핑 단일 항목 비용 중 가장 크다.
이에 유료방송사업자와 TV홈쇼핑 업체 간 송출 수수료 전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역성장을 기록한 현대홈쇼핑은 TV홈쇼핑 업계 중 가장 늦은 지난달 17일 유료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와 2023년 송출 수수료 합의를 마쳤다. 협상이 공전하면서 결국 정부가 나서 중재안을 제시해 겨우 합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유료방송사업의 주 수입원이 송출 수수료밖에 없어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불만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 방송 사업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송출 수수료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는 꾸준히 있어 왔다"며 "업계가 힘들다 보니 '현실화하자', '너무 비싸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송출 수수료 갈등은 정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TV홈쇼핑 업계의 역성장이 극에 달하고, 유료방송사업자가 이에 타협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은 10년간 지속되어 왔고, 돌파구가 없는 상태라 올해도 관련한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송출 수수료가 TV홈쇼핑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V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모바일로의 이전을 시도 중인 홈쇼핑 업계의 속도에 불을 붙일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갈등이 폭발해 홈쇼핑 업체들이 '송출을 끊겠다'는 말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이커머스만큼 판매 상품이 무궁무진하지 않아 (모바일) 이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 인상 폭을 미리 제한하는 등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