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이폰 출하량 급감의 요인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폰 출시와 폴더블폰의 인기 등이 꼽힌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郭明錤) 대만 톈풍(天豊·TF)증권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최근 공급망 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업스트림 반도체 부품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15% 감소한 약 2억 개로 줄였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15 프로맥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에 아이폰 15 시리즈와 신규 아이폰 16 시리즈의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출하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글로벌 휴대폰 브랜드 중 가장 큰 출하량 감소 폭을 기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궈 연구원은 주된 요인으로 새로운 고급 스마트폰 디자인 패러다임의 등장, 화웨이 스마트폰 인기 등으로 인한 중국 내 출하량 감소 지속 등을 꼽았다.
생성형 AI를 접목한 스마트폰이 향후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가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가우스'와 더불어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중 최초로 LLM '제미나이'를 탑재하면서 큰 수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애플이 올해 아이폰 15 출하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과는 반대로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S24 시리즈의 강력한 수요 기대에 출하량을 5~10% 상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궈 연구원은 특히 중국 시장에서 애플 판매 부진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억 3460만 대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록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한 애플이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내 주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40% 감소했다.
중국 시장은 애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단 점에서 수요 둔화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궈 연구원은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 감소 요인으로 화웨이 '메이트 60'의 인기와 "고급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점차 폴더블폰이 첫 번째 선택이 되고 있어서"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출시했던 메이트 60의 인기에 힘입어 그해 10월 화웨이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비 83% 급증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딛고 화웨이가 첨단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에 중국인들의 이른바 '애국 소비'가 촉발한 것인데 같은달 샤오미도 33%, 아너가 10%의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10% 이상 아이폰 15 가격 인하를 단행한 애플의 경우 4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내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애플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이례적으로 신년맞이 할인판매 행사도 진행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중앙점에서 갤럭시 S24 사전 구매고객이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여기에 삼성전자는 중국 출시용 S24 시리즈에 구글 제미나이 대신 중국 검색기업 바이두의 AI '어니'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생성형 AI 스마트폰을 이용해보고 싶은 수요와 애국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삼성전자가 올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끝으로 궈 연구원은 "애플이 오는 2025년까지 아이폰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거나 생성형 AI 생태계 및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진 않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애플의 아이폰 출하 모멘텀과 생태계 성장에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92% 하락한 188.04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은 오는 2월 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이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공공기관과 공무원의 업무 중 아이폰 사용 금지령 등이 현지 수요에 미친 영향 등을 주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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