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매년 1월에는 해외 유학을 홍보하는 문구를 자주 볼 수 있다. 가을학기제로 운영하는 해외 학교 또는 대학 진학에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1월이라는 시점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해외 유학은 많은 비용을 수반한다. 경제적 부담이 꽤 큰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과 같은 학교 분위기를 고려하면 무작정 거부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학부모를 자주 접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그 배경에는 사교육비가 있다. 합계출산율 0.7명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통계에도, 사교육비는 매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사교육비 통계는 우리 교육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정부가 집계한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 원으로 공식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4000원이었다.
11분기 연속 늘고 있는 가계지출에서의 사교육비 비율도 문제다. 지난해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80만8000원 중 교육 지출은 25만6089원(9.1%)이었다. 교육 지출의 분기별 평균 증가율은 11.5% 전체 소비 지출 증가율(5.2%)의 2배를 넘어섰다.
매년 아이는 줄고 있지만, 사교육에 쓰는 비용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셈이다. 사교육비 지출이 지역,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그 정도가 더 벌어지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1%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GDP 대비 사교육비 지출이 0.5% 미만이며, 일본은 0.3% 미만이다.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학부모를 탓하기 어려운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암기식 문제풀이 반복 중심의 우리 학습 대신 선진 교육기관에 맡기겠다는 부모 선택을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으로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3년 4월 1일 기준으로 해외 대학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총 28만 2788명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그래서 정부에 묻고 싶다. 매년 100조 원 남짓의 막대한 공교육 예산을 쓰고도 사교육비가 치솟는 원인은 찾았는지. 매년 사교육비 논란이 반복되지만, 합당한 대응책조차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pio12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