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긴급기고]미술시장 전문가 김순응대표 "미술품 조각투자의 역설"

기사입력 : 2024년01월25일 12:50

최종수정 : 2024년01월25일 22:47

미술품 조각투자,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지난해말 뉴스핌과 가진 긴급대담(관련기사1,2편 참조)에서 미술품 조각투자의 문제점을 낱낱이 해부하며 뼈아픈 지적을 했던 미술시장 전문가 김순응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가 25일 특별원고를 보내왔습니다. 최근 많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안고, 본격적으로 제도권 투자시장에 진입한 미술품 조각투자의 현실과 미래를 꿰뚫은 김 대표의 기고를 공개합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서울옥션블루(소투)와 투게더아트(케이옥션 자회사:아트투게더)가 각각 미술품 조각투자 작품으로 제시한 앤디 워홀괴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사진=키움증권] 2024.01.25 art29@newspim.com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 미술품 조각투자는 일단 실패했다. 투자계약증권 1호 열매컴퍼니의 대량 실권에 이어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의 2, 3호도 미달사태를 보였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내건 요란한 기치에 견주어보면 이건 참패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음 발걸음을 내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들이 지금처럼 실패의 원인을 기술적, 지엽적인 문제에서 찾는 한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에 대한 본질적인, 깊이 있는 성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예술은 우리에게 정신적 충일과 고양, 안식을 준다. 때로는 삶과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통해 감동을 받기도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예술은 끊임없이 우리를 새로운 시대로 이끈다. 시대정신은 앞으로 나아간다. 젊어지지 않으면 쇠퇴한다. 예술이 중단없이 젊어져야 하는 이유이고, 우리가 젊음에 열광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들은 미술품 조각투자라는 상품으로 MZ세대를 유혹한다. 돈 없는 젊은이들도 유명 작가 작품의 조각을 소유함으로써 돈도 벌고 슈퍼리치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선전한다. 과연 돈을 벌수 있을까? 야요이 쿠사마나 앤디 워홀 작품의 조각을 붙잡고 대한민국의 가난한 젊은이들이 느끼는 허영심은 건강한가? 자랑스러운가? 이것이 미술품 투자의 대중화인가? 이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선사하는가?

미술투자의 대중화는 대중이 미술에 대한 취향과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부자 취향을 주입하고, 부자 흉내를 내게 하는 것은 미술투자의 대중화에 역행하는 길이다. 그것은 미술투자의 계급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대중의 물질적 빈곤에 정신적 빈곤을 더할 뿐이다.

미술품은 예술장르 중 유일하게 시간과 더불어 소멸하지 않으며 독점적 소유가 가능하고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돈벌이의 수단이 된다. 어느 분야에서나 그러하듯이 돈은 개척자의 몫이다. 밀레의 목가적인 작품이 대유행하여 그의 작품 한 점 값이 고흐가 평생 그린 작품들 가격의 합보다 더 비쌀 때 떼돈을 번 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반 고흐의 작품을 산 사람들이다. 다들 예쁜 그림을 그릴 때 고흐는 세기적 우울, 불안을 그렸다. 고흐는 인간의 진실은 고통에 있으며 인간은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 외쳤다. 천재들은 한참 앞서 시대정신을 보여준다. 인상파, 입체파,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니 하는 미술사조는 모두 이런 것들이다.

미술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은 시대정신을 내다본 사람들이다. 이들 작품들이 미술관에 걸리기 전에 사들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밀레 작품의 조각보다도 싼, 시대를 앞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였다. 이런 작품들이 지금은 대부분 미술관에 걸려 있고, 수 백~수 천 억 원 씩 한다. 1960~70년 대 우리나라에 동양화(한국화)를 산 사람들은 거의 재미를 못봤고,김환기 박수근 작품을 산 사람은 큰 돈을 벌었다.

조각투자 관련회사들이 내건 야요이 쿠사마(호박), 앤디 워홀(달러 사인)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들이 우리의 시대정신인가? 그들이 우리의 미래인가? 그들이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인가? 호박이 덩굴째 굴러들어오게 해줄까? 하늘에서 달러가 쏟아지게 해줄까? 우리는 왜 그들에 열광해야 하는가?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 중에는 그들의 조각 값으로 좋은 작품을 통째로 살 수 있는 작가들이 많다. 이 작품들은 자위의 대상인 머릿속의 조각이 아니라 통째로 내 방에 걸어놓고 볼 수 있는 실물이다. 우리 젊은이들의 돈과 열광은 이들에게 향해야 한다.  이것이 그들이 돈을 벌고 미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길이고, 대한민국의 미술이 살 길이다.

세계는 K의 많은 것에 열광하는데 우리는 왜 밖으로 눈을 돌리는가. 최근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서울에 들어오고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문을 열면서 이런 현상의 심화가 더욱 걱정되는데 조각투자회사, 경매회사, 금융, 언론까지 가세하여 야요이 쿠사마, 앤디 워홀을 내건 미술품 조각투자를 부추기는 것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가.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