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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산부인과, 소청과 등 필수 의료 의사가 부족…전체 의사 수는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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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과 기피 이유는 '저수가(58.7%)'와 '사법 리스크(15.8%)'
피부미용 타 직역 개방엔 "시술이 쉽다고 진료가 쉬운게 아니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2022년 서울아산병원에서 30대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당시 수술 가능한 의사가 인력 부족으로 부재 중이어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3월에는 대구에서 응급실 네 곳을 전전하다 10대 학생이 사망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터지는 등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필수의료 의사 수 부족 문제가 대두돼 왔다.

정부는 이 같은 필수·지역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대정원은 3058명으,로 지난 2006년부터 18년째 동결돼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네 자리수 이상으로 정원을 확대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대한의사협회

반면 의료계는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의사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구감소에 따라서 오히려 의대 입학 정원 감축이 절실하다'가 38.6%로 최다 의견으로 나타났다.

2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사 수가 충분하다는 논리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와 학령인구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매년 졸업하는 의사 수는 누적되는 반면 같은 수의 의사가 은퇴하지는 않아서 인력 과잉이 예상된다는데 있다. 또 부족한 인력은 필수의료 인력이기 때문에 충분한 의사 인력을 필수의료로 재배치하는 정책이 의대정원 확대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의사 수 부족 원인을 의대생들이 낮은 금전적 보상과 법적인 리스크로 인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를 기피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의정연)이 지난 2023년 의사 대상으로 '필수의료 인력 부족 원인'을 설문조사한 결과, 58.7%가 '낮은 의료수가' 때문이라고 답했고  이어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보호(15.8%)', '과도한 업무부담(12.9%)' 등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 제공]

우리나라는 의료사고에 대한 고소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한국과 일본의 의사 기소 건수를 보면 한국은 의사 13만 536명 중 337명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기소되며 활동 의사 1000명당 평균 기소건수가 2.58건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의사 41만 462명 중 검찰에 기소된 의사 수가 4건으로 의사 1000명당 0.01건에 불과하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의 의사 기소 건수가 일본의 약 250배에 달한다. 실제 형사재판 판결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의사 1만 명당 연평균 유죄 판결 건수(1.55건)는 일본(0.2건)에 비해 7.7배, 영국(0.03건)에 비해 50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높은 기소율은 실제 필수의료 전공의 모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의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으로 담당 주치의를 포함한 3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2022년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지만,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은 급감했다.

소청과 전공의 충원율을 보면 2018년 206명 정원에 208명(101%)의 전공의를 확보했으나 이후 2019년 206명 정원에 194명(94.2%), 2020년 205명 정원에 152명(74.1%), 2021년 204명 정원에 78명(38.2%), 2022년 203명 정원에 57명(28.1%), 2023년 203명 정원에 33명(16.3%)으로 떨어졌다.

의료사고 민사소송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배상금액도 필수과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법원은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최저임금 상승과 기대여명 증가로 인한 개호비(간호, 간병비용) 상승 때문에 배상금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 원장은 "고의로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일하다 감옥에 가거나 큰 금액을 배상해야 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부도 이 같은 의료사고 리스크에 문제 인식을 갖고 대안을 마련 중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 장·차관과 담당 실·국장 간담회에서 의료인 형사처벌 특례 법제화 등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언급했다. 불의의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송이 아닌 중재·조정을 중심으로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의료사고 책임보험·공제와 같은 보상 체계를 보편화와 불가항력적 의료 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 증대 등이 논의됐다.

의료계는 의대생들이 필수과에 지원하도록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2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의대생들이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임상과정을 수련하지 않고 일반의로 피부미용 분야에 종사하는 부분의 문제 해결을 거론했다.

일각에선 피부미용을 타 직역에 개방해 해당 분야의 경쟁률을 심화시키는 방안도 제기된다. 간호사 등 타 직역도 피부미용에 종사할 수 있다면 일반의로 졸업하려던 의대생들이 전공을 선택하게 돼 필수과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냐는 주장이다.

이에 우 원장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피부미용의 일부 의료행위가 단순하다고 해서 진료마저 단순하지는 않다. 기저질환에 따른 피부 병변을 타 직역이 구분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피부병인 줄 알았더니 암일 경우도 있다. 단순히 경제 관점에서 의료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간단한 시술을 개방하면 그것을 시작으로 간단하지 않은 시술도 개방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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