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캐나다 정부가 22일(현지시간) 100만을 육박했던 외국인 유학생 수를 올해에는 3분의 1인 36만4000명으로 대폭 줄이는 유학생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유학생 제한은 최근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주택난이 가중되고 주거비용이 치솟으면서 트뤼도 정부의 인기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밀러 이민장관은 2년 시한의 유학생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연방정부가 주 정부와 논의해 유학생 수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민간과 공공기관 합작으로 세운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제대로 서비스를 못받는 것을 막고 동시에 주택난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밀러 장관은 "일부 사립학교들이 비싼 학비만 받고 유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못하면서도 학생 수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학생 증가가 주택, 의료 등 여타 서비스에 부담을 주고 임대로 인하 혜택을 받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러 장관은 내년에 허용될 유학생 수는 연말 유학생 현황을 평가한 뒤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조치는 외국 유학생 비자 제한 외에 대학원생의 취업 제한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이것은 학업을 마친 학생이 취업한 후 영주권을 얻어 캐나다에 눌러 앉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다만 석사 과정이나 박사후 과정을 밟는 학생은 3년 간 취업이 허용된다. 학부 과정과 전문대 과정에 등록한 유학생의 배우자도 취업할 수 없다.
캐나다대학생협회동맹(CASA)은 즉각 유학생 제한 대책을 비난했다. CASA측은 "주택난 때문에 유학생을 제한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필요한 것은 유학생에 대한 주거 지원을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학생이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의 식당, 소매 업체는 정부 대책으로 임시직 근로자로 유학생을 채용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캐나다의 요식 업소들은 약 10만명의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체 요식 업계 근로자 110만 명의 4.6%를 외국 유학생들이 채워주고 있다.
하지만 토론토대학은 이번 대책이 유학제도 남용을 막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지방정부와 협의해 유학생을 할당하겠다면서 정부의 발표를 환영했다.
캐나다는 최근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 의료, 교육 서비스를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주거 비용이 치솟았다. 지난해 3분기 캐나다에서 유학생을 포함한 비거주자 수가 50년 만에 가장 많은 31만2758명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캐나다는 졸업 후 취업 비자를 얻기가 수월해 인기 유학지로 부상했으나 유학생 수가 급증하면서 임대 아파트 얻기가 힘들어지고 임대료가 올라가는 부작용을 낳았다. 캐나다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임대료는 전국적으로 1년 전 대비 7.7% 상승했다.
주택 부족과 임대료 상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인기를 떨어뜨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트뤼도 총리는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보수당의 피에르 포이리브르에 크게 뒤지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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