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역대 최대 순이익·2200만 고객 달성
케뱅·토스뱅크도 여수신 유의미한 성장
여신사업 다각화·대주주 리스크 해소해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지난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본격적인 수익개선에 나선다. 빠르게 늘어난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대출확대와 순이익 증가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각오다. 중저신용 대출로 인한 건전성 악화 해소와 단조로 여신사업 다각화가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6일 각 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곳은 카카오뱅크다.
3분기 누적 순이익만 27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9% 증가했으며 여수신 잔액 모두 비약적인 성장에 성공했다. 고객수는 2228만명으로 인터넷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중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외형적 성장에도 연체율은 0.49%로 전분기 대비 0.03%포인트(p) 감소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1.16 peterbreak22@newspim.com |
토스뱅크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순이익 86억원을 기록, 출범 2년(8개분기)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여수신 잔액 역시 각각 11.5%와 5.6% 성장에 성공했고 고객수는 109만명 급증, 799만명에 달한다. 연체율은 여전히 1%가 넘지만 1분기만에 0.38%p나 낮춘 건 의미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48.4%나 급감한 132억원에 그쳤다. 다만 이는 역대 최대인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로 다른 수치는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여수신 잔액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고 고객수도 10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체율은 0.9%로 소폭(0.04%p) 상승했다.
◆주담대 기반 대출확대 및 수익성 개선 추진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올해는 독자적 성장전략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생존'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각 은행별 특성에 맞춘 전략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3분기에만 2882억원에 이자이익을 달성한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대출성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대출 성장률이 9.3%에 달했는데 이는 낮은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을 앞세운 주담대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에 지난 9일 출시한 주담대 갈아타기를 타겟으로 3%대 저금리(변동기준) 상품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임만큼 타 시중은행 대비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케이뱅크는 3분기 대출성장률이 1.1%로 인터넷은행 가장 낮았다. 반면 순이자마진(NIM)은 14bp 증가했다. 이는 케이뱅크가 과도한 대출확대보다는 마진 개선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1.16 peterbreak22@newspim.com |
이미 업계 최대 수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케이뱅크는 올해 외면보다는 건전성 등 내연에 집중하며 특히 정부의 '상생금융' 방침에 따라 중저신용 대출을 적극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상 첫 분기 흑자에 성공한 토스뱅크는 흑자 기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1%를 넘어선 연체율 관리가 관건으로 꼽힌다.
◆중저신용 연체율 관리 관건, 여신사업 다각화 필요
인터넷은행 최대 과제 중 하나였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향후 3년간 평균(평잔) 30% 이상으로 확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도와 아쉬움이 공존한다.
당초 기준치 상향 여론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았다는 평가지만 가계대출 중심의 협소한 여신사업만을 보유한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중저신용 특유의 높은 연체율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이로 인한 건전성 불안을 얼마나 해소하는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주가조작 의혹에 따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리스크와 도마위에 오른 최우형 신임 케이뱅크 행장의 리더십과 경영능력,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토스뱅크의 성장가치 평가 등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자본비율이 높기 때문에 마진 개선과 주담대 및 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를 모두 성취한 반면 케이뱅크과 토스뱅크는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은행 3사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자이익 비중이 커 수수료 수익원에 대한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