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억→93억 횡령 추가기소, 총 형량은 일부 줄어
추징금 각 332억…배우자·부친 등에도 추징 명령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회삿돈 총 70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 우리은행 직원 형제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 부장판사)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우리은행 직원 전모(45) 씨에게 징역 15년, 동생 전모(44)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로부터 각각 332억755여만원을 추징하되 그중 재산국외도피죄 관련 50억4000여만원은 공동으로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이들은 614억원 횡령 사건과 추가 기소된 93억 횡령 사건이 항소심에서 병합되면서 1심의 총 형량인 징역 19년과 징역 15년에 비해 형량이 다소 줄었다.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왼쪽)과 친동생.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전씨에 대해 "피해자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며 통장계좌 관리 업무를 담당한 것을 기화로 동생과 함께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며 "횡령액의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하고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씨의 횡령 정황을 알면서도 투자정보 제공을 대가로 16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개인투자자 A씨는 일부 감형받았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과 추징금 10억3700여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13억95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전씨 형제의 배우자들과 부친 등 참가인 8명에게 귀속된 횡령액 상당의 추징도 각 명령했다.
앞서 전씨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 사이 동생과 함께 우리은행 계좌에 보관돼 있던 자금 총 614억원을 세 차례에 걸쳐 인출한 후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 개인 용도로 소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3년 1월~2014년 11월 해외 직접투자와 외화 예금거래 신고를 하지 않고 물품 거래대금을 가장해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50억원을 송금하는 등 재산을 국외로 도피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1심 선고를 앞둔 2022년 9월 계좌추적 등을 통해 전씨 형제의 횡령액이 추가로 확인됐고 해당 범죄수익이 가족과 지인 등 22명에게 무상 귀속됐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동일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전씨 형제에게 징역 13년과 징역 10년, 추징금 각 323억7600여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공소장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4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전씨 형제를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3월부터 2020년 6월 사이 대우일렉트로닉스 공장 부지 매각 관련 계약금과 잔금, 세금 환급금 등 약 93억2800만원을 횡령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추가 기소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이 중 59억원에 대한 횡령 부분을 유죄로 인정, 전씨 형제에게 징역 6년과 징역 5년, 추징금 각 29억6175여만원을 선고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