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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의 국방인사이드] 말폭탄 거칠어진 남북한, 더 이상 레드라인 넘어선 안 된다

기사입력 : 2024년01월03일 06:56

최종수정 : 2024년01월03일 09:35

2024년 국방안보 분야, 군사적 긴장 고조
한국 4월 총선·미국 11월 대선 겹쳐 변수
北 도발·무력시위, '전략적 수위 조절' 주목
ICBM '다탄두 MIRV'·7차 핵실험 초미 관심
'괌타격' 극초음속 미사일·핵잠 시험 발사 예상
尹대통령 신년사 "北 핵·미사일 위협 원천봉쇄"
신원식 국방장관 "북한 도발하면 응징 초토화"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남북한 간에 말폭탄이 아슬아슬하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겨냥해 2022년 초부터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려왔다. 2024년 새해를 앞둔 2023년 연말연시에는 '통일 불가' '전쟁 불사'를 언급하고 나섰다.

한국은 올해 4월 정치권이 사활을 건 총선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 간에 물러설 수 없는 대선 전쟁 막이 올랐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은 남북관계 전반은 물론 국방안보 분야에 걸쳐 적지 않은 변수이며 직접적으로 연동돼 있다.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의 향방에 따라 남·북·미 관계와 대북정책,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북한이 2023년 12월 18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19일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北, 2023년 28차례 무력시위…ICBM 포함 16차례 탄도미사일

무엇보다 국방안보 분야에서 가장 큰 현안은 북한 리스크 관리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긴장 고조를 어떻게 관리하고 대비해 나가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의 대선 국면에서 북한이 전략적 도발 수위 조절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군사적 긴장을 본격적으로 끌어 올리면서 전술핵·전략핵,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에 대한 도발과 무력시위를 노골화하고 있다.

2023년에만 ▲새해 첫날 1월 1일 '전술핵 탑재 가능 주장' 초대형 방사포(KN-25) 1발 ▲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1발 ▲2월 20일 KN-25 2발 ▲2월 23일 '전술핵 탑재 가능 주장' 전략순항미사일 4발 ▲3월 9일 '전술핵 탑재 가능 주장'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3 파생형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 6발 ▲3월 12일 잠수함 발사 전략순항미사일(SLCM) 2발을 첫 발사했다.

또 북한은 ▲3월 14일 '전술핵 탑재 가능 주장'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추정 2발 ▲3월 16일 신형 ICBM 화성-17형 1발 ▲3월 19일 KN-23 1발 공중폭발 '핵반격' 전술훈련 ▲3월 22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4발 ▲3월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1'·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 '화살-2' 시험발사를 했다.

이어 북한은 ▲3월 25~27일 '해일-1' 기폭시험 ▲3월 27일 KN-23 추정 2발 ▲4월 4~7일 '해일-2' 기폭시험 ▲4월 13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6월 15일 KN-23 추정 2발 ▲7월 12일 ICBM 화성-18형 ▲7월 19일 KN-23 추정 2발 ▲7월 22일 순항미사일 여러 발 ▲7월 24일 KN-25 2발 ▲8월 21일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8월 30일 KN-24 2발 전술핵 공중폭발 등 도발과 무력 시위를 했다.

또 북한은 ▲9월 2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발 ▲9월 13일 KN-23·KN-24 추정 2발 ▲11월 2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 발사 ▲11월 22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 ▲12월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 ▲12월 18일 ICBM 화성-18형 등 28차례 걸쳐 도발과 무력시위를 했다. 북한은 ICBM 5기를 포함해 16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발사를 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했다. 핵심 5대 과업은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의 개발 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 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7월 19일 42년 만에 핵탄두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 737)에 올라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한 후 잠수함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42년만에 전략핵잠(SSBN) 한국 기항…19차례 전략자산 전개

이에 한미 군사동맹도 북핵 대응에 맞서 미국의 핵무기를 투사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상시 배치 수준에 준해 전개했다. 북한을 한순간에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갖춘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42년 만에 한국에 기항했다. 핵무기를 탑재하는 전략폭격기 B-52H도 처음으로 한반도에 내렸다.

2023년 미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을 보면 ▲2월 1일 미 전략폭격기 B-1B 2대, F-22·F-35B 5세대 스텔스기 전개 ▲2월 19일 B-1B 전개 ▲2월 23일 공격핵잠 스프링필드함(SSN 761·6000t급) 전개 ▲3월 3일 B-1B·무인공격기 MQ-9 전개 ▲3월 6일 미 전략폭격기 B-52H 전개 ▲3월 19일 B-1B 전개 ▲3월 27일 미 핵항모 니미츠함(CVN-68) 연합 훈련 ▲3월 28일 니미츠함 부산 작전기지 입항 ▲4월 5일 B-52H 전개 ▲4월 14일 B-52H 전개 ▲6월 30일 B-52H 전개 ▲7월 13일 B-52H 전개 ▲7월 18일 전략핵잠(SSBN) 켄터키함 부산항 기항 ▲7월 24일 미 공격핵잠 아나폴리스함(SSN-760) 제주 입항 ▲10월 17일 B-52H 한반도 첫 착륙 ▲10월 22일 B-52H 전개 ▲11월 15일 B-52H 전개 ▲12월 17일 미 공격핵잠 미주리함(SSN-780) 부산 입항 ▲12월 20일 B-1B 전개 등 19차례였다.

한미군의 이러한 전략자산과 연합훈련에도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전술핵·전략핵의 현실화·고도화를 가속화하면서 오히려 한미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준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북한 당중앙위원회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며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 간의 '워싱턴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신설, 한미일 3자 훈련 연례화, 미 전략핵잠의 한국 기항, 2024년 8월 '첫 핵작전 시나리오 기반' 한미 연합 훈련(UFS) 계획을 특정해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쌍방무력 간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범행단계로 명백히 진화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비난은 1950년 6·25전쟁 전 북한의 대남 비난과 유사하다"면서 "그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1950년에 한미는 동맹 관계가 아니었다는 점과 당시에는 북한이 핵무기와 ICBM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현재는 한미가 동맹으로 결합돼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보유하고 있어 유사시 미국의 개입을 막을 수 있다고 오판할 수 있다"고 깊이 우려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은 남한을 공격해 군사적으로 점령하기 위한 전면전을 의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 6일 북한 첫 전술핵잠수함 진수식에 참석해 잠수함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통일 불가' '전쟁 불사' 레드라인 넘어…군사적 충돌 우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목표 아래 구체적으로 '2024년도 핵무기 생산 계획'까지 언급하고,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김 위원장은 "선박공업 부문에서 2차 함선공업혁명을 일으켜 해군의 수중과 수상 전력을 제고하며 국방력 발전 5대 중점목표 수행에서 미진된 과업을 빠른 기간 안에 집행하는 것을 중심과업"으로 제시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했지만 '미진된 과업'으로 남아있는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집행하고,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전술핵공격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진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제841호)을 건조했다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전술핵공격잠수함의 다양한 시험 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험 발사 전에 바지선에서 하고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전술핵무기를 전술핵공격잠수함에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니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순항미사일 등 10개 발사관에서 각종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국방대 명예교수는 "김 위원장이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북한이 올해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 기술 시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MIRV 기술을 확보하려는 목적은 미 본토를 공격할 때 넓은 지역의 여러 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어 생존성과 정확성을 월등히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MIRV 미사일 개발은 미사일 대형화와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후추진체(PBV) 정밀유도, 비행 중 순차적으로 탄두를 방출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권 명예교수는 "올해 북한이 MIRV 능력을 완성하게 되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5000km급 ICBM 화성-17형과 신형 고체연료 화성-18형에 동시 장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핵탄두의 생존성과 정확성이 보장되는 실질적 전력화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북한이 전술핵에 대한 신뢰성과 함께 ICBM의 MIRV에 들어가는 핵탄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형화·경량화 핵실험을 거쳐야 한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빠르면 오는 1월 8일 김 위원장의 40살 생일 전에 2023년 3월에 공개한 전술핵탄두를 갖고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할수록 ICBM의 다탄두 수량은 늘어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다탄두 소형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화성-17·18형을 실질적으로 전력화하기 위해서는 MIRV 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화성-17형 탄두 페이로드 무게는 2500~3000kg, 화성-18형은 1250~1500㎏ 정도로 추정된다. 화성-18형의 탄두 페이로드 무게가 화성-17형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아 핵탄두 소형화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핵탄두 소형화·경량화를 위한 7차 핵실험을 언제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또 북한은 지난해 11월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 1·2단계 첫 지상 분출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권 명예교수는 "북한이 언급한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용은 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2단으로 하면서 미군 기지가 있는 괌까지 타격할 수 있는 3000~4000km급 준장거리(IRBM)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군 군사정찰위성 1호기인 '425사업 1호 전자광학(EO)/적외선 열상(IR)' 위성이 한국시간으로 2023년 12월 2일 새벽 3시19분에 성공적으로 발사돼 우주궤도에 진입했다. [사진=스페이스X]

◆남북한 간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 군사적 핫라인·안전판 구축 시급

국방부는 이번 북한의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국가, 나아가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증강과 정찰위성 추가 발사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도발 행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한 정신 무장과 '즉시, 강력히, 끝까지' 응징 태세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핵사용을 기도한다면 획기적으로 강화된 한미동맹의 확장억제력과 3축 체계를 활용해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며,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이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일 신년사에서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대한민국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하겠다'는 등 대한민국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신 장관은 "적이 도발하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 추가 도발 의지와 능력을 완전히 분쇄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적 망동은 곧 파멸의 전주곡이 될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 장관은 새해 첫날 1일 해병대 2사단 최전방 관측소(OP)를 찾아 작전 현황을 보고받은 후 북한이 언제라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신 장관은 "적이 도발하면 무적 해병답게 처절히 응징해 초토화시켜라"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력히 구축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면서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남·북·미 간의 사나운 말폭탄이 실제 폭탄으로 날아오지 않도록 반 발짝씩만 양보하고 자제해야 한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 조성이 오판으로 인한 군사적 무력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남·북·미 모두 더 이상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기를 바란다.

상대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과 도발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군사적 핫라인과 안전판은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전쟁도 가장 나쁜 평화보다 나을 순 없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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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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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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