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점포 매출 신기록에도
전체 매출 제자리걸음
지방 점포와 양극화 심해져
롯데百, 중소형 점포 TF 꾸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작년 백화점 전체 매출은 제자리걸음한 반면 주요 점포는 매출 신기록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속에서 주요 대형 점포로만 매출이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작년 주요 3사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점포 중 매출 2조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 롯데백화점 잠실점·본점 총 4곳으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가 새롭게 추가되며 '2조원 이상 단일 점포'는 2022년 2곳에서 작년 4곳으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관 전경.[사진=신세계] |
특히 이 중에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단일 점포 최초로 3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서울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2조원 반열에 올랐다.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작년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명동 상권에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강북 상권 점포 최초로 2조원 벽을 넘었다.
이들 점포 4곳은 모두 각 사에서 핵심 점포로 키우고 있는 곳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더현대 서울 이전 서울 내 최대 규모 점포였으며, 신세계의 상품기획력(MD)이 집중되는 곳이다.
센텀시티는 2009년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문을 열었고, 이례적으로 개점과 동시에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롯데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매출 1위 점포로 키우고 있는 곳이다. 롯데백화점 점포 중 유일하게 에루샤가 모두 입점한 점포로 에비뉴엘 잠실점은 명품관으로 처음으로 작년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잠실점 이전에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던 곳이다.
다만 이들 핵심 점포의 매출 신기록이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1~3분기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37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 역시 1조8536억원으로 1.9% 늘어나며 제자리걸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백화점 3사 영업이익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수익성은 오히려 나빠졌다.
고른 성장이 아닌 일부 점포로 매출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중소형 점포는 백화점 업계의 고민거리가 됐다.
2022년 기준 갤러리아와 AK플라자까지 합한 5개 백화점의 점포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을 보면 상위 10개 점포는 16.3%를 기록한 반면 하위 10개 점포는 5.3%를 기록했다.
2022년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며 백화점 업계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해다.
소비침체가 시작된 작년은 지방 점포는 물론 서울 점포 중에서도 강북권에서 역성장한 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점포 수가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32개)은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지방 중소형점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각 점포별 특성에 맞게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늘릴 계획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구 감소로 지방 낙후도심 상권이 망가지고 소비 여력이 있는 젊은 세대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점포와 수도권 점포의 격차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