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사전 예약, 뚜레쥬르 51%·투썸 160% 증가
개인 베이커리는 "작년 대비 예약 저조" 울상
경기불황 확산에...가성비·가심비 제품에 몰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등 베이커리·카페업계의 케이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마트·편의점도 '가성비'를 앞세운 케이크로 고객몰이에 나섰다. 통상 크리스마스 시즌은 케이크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경기불황이 가속화되면서 케이크 수요도 가성비 제품에 몰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자사앱을 통해 지난달 20일부터 21일간 진행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예약 매출액이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뚜레쥬르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로 젊은 세대에 인기가 높은 '위글위글' 캐릭터와 콜라보 제품을 선보였다.특히 케이크 사전 예약 시 20%(최대 6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 농협카드와 네이버·카카오페이, 그리고 통신사 할인도 중복으로 적용된다.
투썸플레이스의 스트로베리 초코 생크림 케이크. [사진= 투썸플레이스] |
카페 브랜드인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 예약에서 호실적을 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한 자사앱 투썸하트 사전예약 이벤트에서 전체 케이크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160% 성장했다. 특히 시그니처 케이크인 '스트로베르 초코 생크림(스초생) 케이크의 사전 예약률은 전년 동기간 12월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투썸플레이스는 사전 예약 시 최대 15%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스타벅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진행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 예약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5년 만에 아이스림 케이크를 출시했다. 아이스림 제품 구매 시 증정하는 보냉백 디자인이 입소문을 타면서 젤라또 파티팩,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조기 마감됐다. 또 올해 첫 선을 보인 2단 홀리데이 캐슬 케이트도 조기 품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홍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배우 임지연을 스초생 케이크 모델로 발탁, TV광고 등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과 NBC·FOX 등 현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홍보에 나섰다. 관련해 크리스마스 시즌인 이달 둘째 주까지 미국 현지 케이크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사전 예약 시 20~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통신사, 카드·페이 등 할인도 적용되도록 했다.
마트, 편의점도 '가성비'를 앞세운 케이크를 속속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인 블랑제리와 E-베이커리에 9980원짜리 케이크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진행한 사전예약에서 9980원 상당의 '꽃카' 케이크 2종은 지난해 같은 가격으로 출시한 케이크 대비 35% 높은 예약률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블랑제리 매장에서 모델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소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고물가 시대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년과 동일한 9980원에 '꽃카' 케이크를 출시하는 등 가성비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2023.12.04 choipix16@newspim.com |
편의점 CU는 3만원대의 '이웃집 인절미 약과 케이크'와 클래식·화이트 초콜릿케이크를 내놨고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나뚜루와 협업한 케이크 3종을 선보였다. GS25는 매일유업과 손잡고 6900원짜리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또 2만9000원대의 솔티밀크케이크와 초코가나슈케이크도 내놨다.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카페, 그리고 마트와 편의점까지 케이크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개인 베이커리와 카페 등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사전 예약 예년 대비 저조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경기불황 그늘이 짙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카페에서 주문제작 케이크를 판매하는 한 자영업자는 "올해 케이크 사전예약이 작년의 반토막으로 내려앉았다"며 "경기가 어렵다더니 다들 지갑을 닫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장바구니 부담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크게 인기를 끌었던 차별화된 디자인의 자체 주문·제작 케이크의 수요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제품으로 옮겨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마트, 편의점의 가성비 케이크로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고물가 여파로 케이크 가격은 고공행진 하고 있다. 생크림 재료인 우유 원유 가격 상승 뿐 아니라 딸기, 초콜릿 등 주요 재료 가격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크류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123.3으로 전년 동월(113.88) 대비 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3.3%)을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케이크의 맛과 디자인이 어느 정도 검증되고 할인 혜택도 적용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아직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판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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