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의사 희망 이유 '돈 많이 벌어서' 1위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최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장래 희망을 선택할 때 경제적 보상과 직업 안정성 등 실리적 측면 이유가 많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보고서 '학생의 직업가치 변화: 의사와 법률전문가를 중심으로'를 발표하며 이 같은 분석 결과를 30일 내놨다. 보고서는 2018년과 2022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매년 시행하고 있는 '초․중등 진로교육현황조사'를 원자료로 이용했다.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의사협회가 집단휴진에 들어간 지난 8월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과 2022년의 희망 직업 선택 이유를 비교한 결과 1위 응답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였지만 이렇게 응답한 학생 비율은 4년 사이 초·중·고교 모두 5%포인트 안팎으로 낮아졌다.
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높아졌다. 초등학생은 2018년 4.4%에서 2022년 15.5%로 11.1%포인트 올랐고, 중학생은 5.8%에서 8.9%로, 고등학생은 6.5%에서 9.0%로 각각 3.1%포인트와 2.5%포인트 높아졌다.
'나의 발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라는 응답 비율은 비슷하거나 낮아졌다.
초등학생의 경우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으로 일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률은 6.4%에서 3.4%로 3.0%포인트 줄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서'라는 응답률이 각각 5.5%에서 4.6%, 6.4%에서 5.1%로 낮아졌다.
'의사'를 희망 직업으로 선택한 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초·중학생 사이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로 초등학생의 경우 2018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2.3%),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21.5%), 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 것 같아서(20.5%) 순이었다. 반면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30.1%로 1위를 기록했다.
중학생은 2018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25.7%),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19.7%)라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2022년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가 29.3%로 가장 높았다.
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법률전문가 역시 경제적 가치로 쏠리는 모습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법률전문가를 희망하는 이유 가운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는 26.9%에서 20.7%로 줄어든 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서'는 9.8%에서 18.7%로 높아졌다.
중학생은 2018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라는 응답률 27.8%로 가장 높았지만 2022년에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32.2%)가 1위였다.
정지은 한국직업능력 연구위원은 "최근 직업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느는 반면, 창의적 도전과 발전 가능성을 추구하는 경향은 줄고 있다"라며 "모든 직업의 사회적 가치 존중을 기반으로 개별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