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부동산 조직 축소·임원 면직
미래에셋증권부터 메리츠, 하이투자 등 줄이어
점포 통폐합도 가속화...반년새 24개 감소 788개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침제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부서가 최우선 대상이 됐다. 수익성이 감소한 오프라인 지점 등도 통폐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더해 세대교체 바람 속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는 증권사들은 조직개편 및 임원 구조조정 등이 정해진 수순이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서 개편 및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PF 부실 우려에 더해 미국·유럽발 부동산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한편 각종 불공정거래 이슈가 불거지면서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3개로 나뉘어 있던 IB(투자은행) 본부를 1개로 통합했다. 이화전기 등 불건전 영업행위와 부실한 내부통제 이슈로 금융당국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는 핵심 부서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인사에서 부동산 사업부를 기존 7개에서 4개로 개편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재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징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거쳐 그중 부동산금융 관련 업무를 맡았던 2명은 면직처리 됐다. 이 가운데 김진영 투자금융총괄 사장이 포함되면서 회자됐다. 김 사장은 부동산PF 부문을 이끌어온 인물로 지난해에는 연봉 65억원을 받으며 증권가 '연봉왕'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부동산사업부를 기존 7개 본부에서 4개 본부로 통폐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창업 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세대교체' 신호탄을 쏜 곳이다.
이후 대표가 교체된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과 교체가 거론되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연말에서 내년초 조직개편 및 임원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점 통폐합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지점 수는 2018년 998개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788개까지 쪼그라들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24개가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비대면 거래 증가와 거점 위주 점포 대형화 추세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한편으론 인권비 감소 및 직원수 축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61개 증권사의 임직원수는 3만9056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3만9634명보다 578명 감소했다.
특히 올해 3분기가 마무리 되고 12월 한 달이 남은 가운데 증권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1조 클럽'은 전무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2년 연속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데 내년 전망도 밝지가 않다"며 "각사별로 비용 절감과 체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