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KB·한투·삼성·NH·신한증권 등 6곳 서면조사 진행중
내년 상반기 만기 3.5조 추정...지수 반등 없다면 절반 손실
금감원 "상품 선정·판매·내부통제 등 살펴보는 중"
증권업계 "고객 대다수 만기시 롤오버...투자위험 인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점검에 돌입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총 6곳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중 한곳은 현장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서면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다만 조사중인 증권사들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의 변동에 연동돼 수익 구조가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만기(통상 3년) 때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반면 일정 수준 이하(통상 가입 당시 가격의 50%) 상태로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다. 해당 상품의 계약 시점은 2021년 상반기인데 당시 H지수는 최고 1만2000선을 기록했는데 현재는 6000 초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수 반등이 없다면 40~50%의 원금 손실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가 판매한 H지수 ELS 가운데 약 3조5000억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다. 은행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1조원 이상의 투자 손실이 우려된다. 은행은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ELS 중 8조4000억원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 투자 손실 규모가 최소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융당국이 긴급 현황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각 증권사별 현재 대응 상황을 파악하는 취지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상품 선정과 판매 절차, 내부 통제 시스템 작동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ELS 손실 우려가 커진 지금 상황에서) 각 회사(증권사)들이 어떻게 대응을 하고있는 지도 함께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년 상반기 손실이 확정되면 불완전 판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전작업이기도 하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사의 ELS 상품 구매자들은 은행과 투자 성향이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이 투자 경험이 있고, 투자 위험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ELS 고객 대다수는 만기 시 재투자, 재계약을 하는 롤오버를 통해 이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