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온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고강도 투쟁을 예고했다. 다만 국민 여론과 정치권에서 대부분 의대 정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7일 정부와 협회 등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 시도의사회 임원 120여명이 참석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 임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의협 측은 지난 21일 정부에서 발표한 전국 40개 의대 대상 증원 수요조사 결과에 대해 '여론몰이'라며 반발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편파적 수요조사와 독단적 결과 발표에 의료계는 매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해 전 의료계가 단일 대오로 적극적 행동을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확대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2023.11.26 mironj19@newspim.com |
이어 "다음 주 초 신속하게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가 직접 비대위원장직을 맡아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권역별 궐기대회,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개최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전 회원 파업 찬반 투표를 즉각 실시해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의협과 대한전공의협회 등 의료계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지난 2020년 7월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개원의원들의 집단휴진 참여율은 10% 아래로 저조했으나 전공의의 70% 이상이 단체 휴진에 동참하며 의료 현장의 혼란이 극심했다.
대한전공의협회는 특히 지난 22일 이번 의대증원 관련 첫 성명서를 내고 "현시점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며 "터무니없는 근거를 토대로 독단적인 결정을 강행할 경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파업에 힘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국민의 82.7%가 의료취약지와 공공의료기관 의사 인력 충원을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지역 의사를 양성하고, 공공의료 확충을 위해 국공립대 위주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8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대부분 의대증원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지난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대응 방침을 논의했으나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총파업 언급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지역의료·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고, 진정성을 갖고 17차에 걸쳐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논의를 진행했다"며 "의대 정원 확충과 의료사고 부담 완화, 충분한 보상, 근무여건 개선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 정책은 서로 보완돼 병행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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